영국, 브렉시트 국민투표 다시 한 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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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세미 기자
입력 2018-12-17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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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英 각료들, 2차 국민투표 위한 논의 진행중"

  • 메이 총리, 2차 투표 가능성 일축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AP/연합]


영국에서 브렉시트를 둘러싼 깊은 혼란이 이어지면서 브렉시트 국민투표 재실시 옵션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재투표는 없다고 강조하지만 2차 국민투표를 바라보는 분위기는 몇 달 전과 사뭇 달라졌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브렉시트 2차 국민투표론이 불거진 것은 영국 의회가 브렉시트 합의문을 두고 교착 국면에 빠지면서다. 메이 총리는 유럽연합(EU)과 브렉시트 조건을 명시한 브렉시트 합의문에 서명했으나 영국 의회의 반발로 비준동의안 표결을 연기한 상태다. 이후 메이 총리는 집권 보수당이 주도한 불신임 투표에서 위기를 간신히 넘겼으나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는 여전히 난망하다. EU 역시 합의안의 재협상은 없다고 못 박으면서 메이 총리를 압박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자 메이 정부 내에서 브렉시트 교착 국면의 해법을 국민에게 물어야 한다는 의견이 본격적으로 부상했다고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선데이타임스는 필립 해먼드 재무장관, 앰버 러드 노동연금 장관, 그레그 클락 산업장관, 데이비드 고크 영국 법무장관 등이 브렉시트 교착 상황의 유일한 돌파구로 2차 국민투표를 꼽고 있다고 전했다. 매체는 부총리나 마찬가지인 데이비드 리딩턴 국무조정실장과 개빈 바웰 총리 비서실장도 2차 국민투표를 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2016년 국민투표에서는 브렉시트 찬성과 반대를 물었다면 2차 투표에서는 메이 총리가 제시한 브렉시트 합의안과 '노딜' 브렉시트, EU 잔류라는 3가지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는 방안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메이 총리 팀은 즉각 부인했다. 바웰 실장은 16일 트위터로 “오늘 아침 이례적으로 내게 관심이 쏟아졌으나 나는 2차 국민투표를 계획하지 않고 있음을 기쁘게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리딩턴 실장도 보도를 부인했다. 

메이 총리도 나서서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일축했다. CNN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성명을 내고 “또 다른 국민투표는 우리 정치의 존엄성에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될 것”이라면서 “우리의 민주주의를 믿고 있는 수백 만 명에 우리의 민주주의가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알리는 것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하루 전에도 메이 총리는 2차 국민투표를 실시해야 한다는 토니 블레어 전 총리의 주장을 강하게 비판했었다. 메이 총리는 “한 때 그(블레어)가 머무르고 봉직했던 정부에 대한 모욕”이라고 말했다. 

CNN은 현재로선 메이 총리와 노동당 제러미 코빈 당수 모두 재투표 불가 입장을 취하고 있으나 교착 상태가 지속되면서 2차 국민투표는 점점 실행 가능한 옵션으로 대두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도박업체 윌리엄 힐은 2차 국민투표 가능성을 54%로 제시하고 있다. 다만 2차 국민투표 시 영국 사회의 분열과 대립이 다시 고조될 것이라는 우려도 커서 정치권도 아직까지는 조심스럽게 접근하고 있다고 매체는 전했다. 

일단 메이 총리는 영국 의회에서 가장 저항이 큰 '안전장치'와 관련해 EU로부터 기한을 적용하는 법적 확약을 받음으로써 브렉시트 합의안에 대한 의회의 동의를 얻겠다는 방침이다. 현재 브렉시트 합의안은 EU 소속인 아일랜드와 영국 영토인 북아일랜드 간 '하드 보더'(Hard Border·국경 통과 시 통행과 통관 절차를 엄격히 적용하는 것)를 피하기 위해 영국 전체를 당분간 EU 관세동맹에 잔류하도록 하는 '안전장치' 조항을 담고 있는데, 브렉시트 강경파는 영국이 일방적으로 협정을 종료할 수 없어 EU 관세동맹에 계속 남아야 할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메이 총리와 제러미 헌트 외무장관은 이번 주 EU 대사들을 총리실로 초청해 협조를 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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