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재단법인 파이터치연구원이 발간한 '해외사례를 통한 카드수수료 인하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정부가 직접 나서 카드수수료를 인하했던 호주와 스페인, 미국의 경우 카드 연회비 인상, 부가서비스 축소 등으로 인해 카드이용률이 최대 7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카드수수료를 줄이면 카드사들은 수익 보전을 위해 수수료 일부를 구성하고 있는 조달비용을 소비자에게 전환해 연회비를 인상하거나 소비자 혜택에 해당하는 부가서비스를 축소할 수 밖에 없다.
실제 2003년 신용카드 수수료 상한을 0.95%에서 0.55%로 42.1% 인하한 호주의 경우 이후 카드 연회비 인상으로 카드이용 성장률이 반토막 났다. 호주의 신용카드 평균 연회비는 2001년 52.7달러 수준이었으나 카드수수료 인상 뒤인 2004년 80.3달러로 대폭 상승했다. 연회비가 오른 이 기간 동안 신용카드이용 성장률은 약 20%에서 10%로 50.0% 감소했다. 여기에 소비지출의 0.81%를 차지했던 부가서비스 비중도 2004년 0.69%로 축소됐다. 해당 부가서비스 감소율을 적용했을 때 소비자의 신용카드이용 확률은 7.6% 감소한 것으로 분석됐다.
스페인의 경우 신용카드 수수료를 2005년 1.55%에서 2010년 0.64%로 인하했다. 이 기간 동안 평균 연회비는 22.9유로에서 34.4유로로 50.2% 인상됐고, 신용카드이용 성장률은 14.3%에서 4.5%로 68.5% 감소했다. 카드 부가서비스도 10% 가량 축소되면서 스페인의 카드이용 확률은 0.6~1.1% 감소한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은 2011년 직불카드 수수료를 건당 44센트에서 24센트로 낮췄다. 이후 2013년 직불카드 월회비는 12달러로 규제 이전(2009년 6달러)보다 두 배로 뛰었다. 직불카드 이용률도 23.7% 감소했다.
미국 카드사들은 직불카드 수수료 인하로 2011년 한 해에만 부가서비스 30%를 축소했다. 이에 따른 직불카드이용 확률은 약 1.4~3.5% 감소한 것으로 추산된다.
한국의 경우 2007년부터 12차례 걸쳐 카드수수료가 약 82.2% 인하돼왔다. 이는 앞선 호주와 스페인, 미국 사례보다 더 큰 인하 폭으로, 카드이용률 감소가 불가피하다.
한원석 파이터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신용카드지불시스템은 전형적인 양면시장"이라며 "해외사례에서 보듯 정부 개입으로 카드수수료가 인하되면 연회비가 인상되거나 부가서비스가 축소되고 이에 따라 카드이용이 감소한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