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현지시간) 알제리를 방문한 이낙연 국무총리는 "아프리카 대륙 전체에서 한국과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한 나라는 알제리밖에 없기에 그 이름에 걸맞게 내용을 채워 넣는 일의 시작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국 총리가 알제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총리는 이날 대통령 전용기를 이용해 알제리·튀니지·모로코 '마그레브 3국' 순방에 나섰다. 첫 도착지인 알제리의 수도 알제의 엘 오라시호텔에서 그는 동포·지상사 대표 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이 총리는 "알제리와 한국은 1990년 수교를 했지만, 2006년에 벌써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수립했다"며 "노무현 대통령 때 알제리와 관계를 의욕적으로 재정립하려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뒤로 12년이 흘렀는데, 인적교류와 교역이 충분하지 못했다"며 "알제리는 저유가 때문에 욕심만큼 경제성장을 이루지 못했었고, 한국은 노무현 정부 때 의욕적으로 시작했던 다변화 정책이 그다음 정부에서 계승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전략적 동반자 관계의 내용을 채울 시기가 됐다는 것은 알제리 경제가 자리를 잡아가는 것 같고, 한국도 외교 다변화의 의지를 분명히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며 "앞으로는 좀 더 (교역·교류 등) 내용을 채워가는 관계가 됐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알제리에서 한국 가전제품, 현대자동차, K-팝의 인기가 높다"며 "양국관계가 일방통행이어서는 안되고, 쌍방향의 관계로 발전해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한국 정부가 우리 교민·해외 진출 기업의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상대국과 관계를 좋게 만들고, 당당한 나라·번영한 나라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점을 설명했다.
이 총리는 "이제까지 대한민국이 세계에서 부정적 이미지로, 판문점이나 군사적 충돌이나 이런 것이 많았지만, 이제는 한반도가 동아시아의 화약고가 아니라 오히려 평화의 발신지로 변모해가는 과정에 있기에 그 점에서 여러분들이 내 조국은 어디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영호 알제리 한인회장은 "한류 열풍으로 알제리에서 빅뱅, 엑소, 방탄소년단 등의 인기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붐을 일으키고 있다"며 "경제와 정치협력뿐 아니라 교육·문화·예술·종교·태권도 등 스포츠 각 분야에서 양국 협력 상생에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이날 알제에 도착해 아흐메드 우야히아 총리와 함께 충혼탑 헌화 및 독립기념관을 방문했다.
그는 독립기념관 방명록에 '외세의 잔인한 살육과 가혹한 착취에도 무릎 꿇지 않고 불굴의 투지로 끝내 독립을 쟁취하신 알제리 국민과 지도자들께 최대한의 경의를 표한다'고 적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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