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금융지주가 농협생명보험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했다. 홍재은 사장 내정자(사진)는 보장성 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을 순조롭게 마무리하고 방카슈랑스에 편중된 판매 채널을 다변화해야할 과제를 맡게 됐다. 1년 연기됐으나 새로운 국제회계기준(IFRS17)과 신지급여력제도(K-ICS)에 대한 직접적인 대비를 위해 자본을 확충하는 것도 중요한 과제다.
농협금융지주는 17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홍 농협금융지주 사업전략부문장을 농협생명 신임 사장으로 내정했다. 홍 내정자는 이달 중 농협생명 주주총회에서 정식 선임될 예정이다.
홍 내정자는 농협중앙회에서 자금부 투자개발팀장과 금융기획부 시너지개발팀장, 기업고객부 단장, 농협은행 자금부장 등을 거쳐 지난해부터 사업전략부문장을 맡아왔다.
보험업계에서는 홍 내정자가 가장 먼저 농협생명이 지금까지 추진하고 있는 보장성 보험 중심의 체질 개선 작업을 마무리해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농협생명은 지난 2012년 출범한 이후 지역단위주합을 활용해 저축성 보험을 주로 판매해왔다. 때문에 초창기 농협생명의 상품 포트폴리오는 저축성 보험 위주로 편중돼 있었다. 그러나 2015년부터 영업 전략이 정반대로 변경됐다.
농협생명은 2015년부터 본격적으로 보장성 보험을 늘리기 시작해 올해까지 이 추세를 지속하고 있다. 그 영향으로 2014년 15.8%에 머물렀던 농협생명의 보장성 보험 비중은 2015년 29%로 껑충 뛰어올랐다. 지난해에는 목표했던 50%를 뛰어넘었으며 올해 11월까지도 순조롭게 비중을 늘려오고 있다.
판매 채널 다변화 역시 농협생명의 오랜 숙원이다. 현재 지역 농·축협은 방카슈랑스 관련 규제 적용이 유예돼 농협생명 상품만 판매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금까지 지역 농·축협은 농협생명의 가장 든든한 방카슈랑스 채널로 활용돼 왔다.
실제 올해 누적 3분기 농협생명의 영업에서 방카슈랑스 채널이 차지하는 비중은 96.43%로 생보업계 평균치(73.33%)를 훨씬 넘을 뿐 아니라 거의 절대적인 수준이다. 그러나 2022년 3월부터 지역 농·축협이 지금처럼 농협생명 상품만 판매할 수 없게 된다. 이에 따라 새로운 판매 채널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
도입이 1년 유예되면서 다소 부담이 줄었으나 IFRS17 등 글로벌 건전성 규제도 여전히 신경써야할 과제다. 특히 농협생명은 건전성이 경쟁사보다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9월 말 기준 농협생명의 지급여력(RBC)비율은 177.5%로 200%대 후반 수준인 경쟁사보다 뒤떨어지는 상태다.
보험사 관계자는 "홍 내정자는 체질개선과 판매 채널 다변화 등 농협생명이 한 단계 점프업 하기 위한 임무를 부여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한순간에 달성하기 어려운 임무인 만큼 취임 이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가지는 것이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