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시, 안전도시 실현 ‘헛구호’...관광지 이미지 먹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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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항) 최주호 기자
입력 2018-12-18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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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데크 일부 무너져...부상자 발생

  • 시 공무원들, 영조물보험 가입해 있어도 부서간 책임 전가 급급

사고당시 아래로 무너진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데크 모습. [사진=최주호 기자]


경북 포항시의 안전도시 실현이 헛구호에 그치고 있다.

지난 12월 6일 서울 모 대학원에 재학 중인 박모(서울 거주)씨는 공동연구과제 수행을 위해 포항을 방문했다.

영일대해수욕장에서 저녁 식사를 한 뒤 산책길에 나섰다가 버스킹데크(공연을 위해 나무로 만든 무대) 위를 걷던 중 갑자기 데크가 꺼지면서 1.5M 아래로 추락하는 사고를 당했다.

버스킹데크 점검을 위해 아래로 향하는 문이 썩고 경첩 부분이 부서져 문이 떨어진 것으로 추정된다.

당시 사고로 박 씨는 오른쪽 무릎 타박상과 좌우측 팔과 가슴에 멍이 들었고, 가슴 통증이 심해 통원 치료중이다. 정형외과에서 전치 2주 진단을 받았으며, 추가 진단도 나올 예정이다.

어쩔 수 없이 한의원을 찾아 치료를 받고 있으나 좀처럼 통증은 가시지 않고 있다. 박 씨는 엑스레이로 보이지 않는 미세골절 등이 있을까 염려돼 CT 촬영까지 마치고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오른쪽 가슴부위의 통증이 심해 지금까지 잠도 제대로 못자고 실험도 제대로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과제를 빨리 끝내야 하지만 팔을 제대로 못쓰니 이래저래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아픈 몸 보다 박 씨를 더 괴롭히는 건 경제적인 문제다. 통원 치료를 위한 택시비와 그에 수반되는 비용이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공동연구가 늦춰지면서 기숙사도 연장해야하고 생활비도 더 들지만 뾰족한 답이 없다. 당연히 연구는 뒷전으로 밀려날 수밖에 없다.

더욱 큰 문제는 대학원생인 박 씨로서는 이번 연구과제 수행을 통한 졸업이 대단히 중요하지만 이마저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이루 말로 표현하기조차 힘들다며 정신 병원에 입원을 해야 할 정도라고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사고당시 아래로 무너진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데크 내부 모습. [사진=최주호 기자]


사정이 이런데도 영일대해수욕장 버스킹데크 시설을 담당하고 있는 포항시문화재단은 단 1차례 병문안을 왔을 뿐 사실상 손을 놓고 있다. 치료를 하고 난 뒤 증빙서류를 제출하면 병원비는 대주겠다고 하지만, 시일이 10여일이 지났지만 별다른 조치는 없다.

다른 손해에 대해서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구제 제도를 찾아 지급 근거를 만들어 달라고까지 했다. 이는 한마디로 ‘법대로 해라’는 식의 일방적인 통보며 관청이 갑질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보여진다.

하지만, 포항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1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영조물보험에 가입돼 있어 치료비뿐만 아니라 피해자가 요구하는 위로금(보험사가 인정할 경우) 등에 대한 보상이 이뤄질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행정진행 절차상 상당한 시일이 소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 처럼 같은 사안을 두고 부서별로 서로 말이 다른 것은 담당 공무원들이 제대로 된 업무 파악조차 못 하고 있다는 것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이다.

담당 공무원이 영조물보험에 가입된 사실도 모른 채 책임 전가에 급급한 나머지 관광도시 포항시의 이미지에 먹칠을 하고 있어 대책마련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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