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국무총리가 대북제재 완화는 국제사회 합의로 진행돼야 한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알제리를 방문 중인 이 총리는 18일(현지시간) 대우건설의 라스지넷 복합화력발전소 건설현장을 방문, 한국인 직원 60여명과 간담회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정부가 북한의 발전소 분야 협력에 관심이 있느냐'는 질문이 나왔다.
이 총리는 "국제사회의 합의가 대북제재로 나타나 있기 때문에 대북제재 완화도 국제사회 합의에 의해서만 완화될 수 있다"며 "우리 정부도 이를 존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북한의 산업화 기반, 전력생산 기반이 그다지 활발한 상태가 아닐 것"이라며 "북한이 경제발전을 통한 새로운 국가발전을 꾀한다면 산업화는 불가피하고, 전력수요가 늘어나는 것도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또 "우리 정부도 이를 내다보고 대비하고 있지만, 유엔의 대북제재 문제와 저촉될 수 있기에 거기까지 논의가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북한의 비핵화가 전제조건이지만, 제재가 어떻게 변하게 될 것인가에 따라서 우리도 늦지 않게 대북 경협에 임할 내부적 준비는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전력뿐만 아니라 건설 전반적으로 국내 수요가 다시 생기기에는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며 "고령화로 (건설) 수요 증가의 한계 상황에 근접해 가고 있고, SOC(사회간접자본)도 과거만큼 활발히 늘려갈 때가 아닌 것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해외시장을 뚫고 나가는 것, 북한이라는 여지가 있는 것은 사실이기에 그런 것을 시야에 넣고 있다"며 "다만 북한 쪽은 대북제재라는 국제사회의 컨센서스를 뛰어넘을 수 없음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다.
이 총리는 또 '중국이 공격적으로 알제리에 진출하고 있는데 한국 정부의 건설 활성화 대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우리가 중국과 똑같은 방식으로 할 수는 없다"며 "우리 방식으로, 우리의 단계에 맞는 방식으로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이 알제리에서 고속도로, 아파트 건설 등을 하고 있다. 우리도 한때는 고속도로, 아파트 건설에 주력했던 시절이 있었지만, 그 단계에 머물러 있을 수는 없다"며 "우리는 우리답게 해야 하기에 발전소, 정유시설, 자동차, 가전, 스마트폰, 조인트 벤처를 통한 현지 생산 등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좀 더 고도화된 협력관계를 구축해야 하고, 정부의 준비와 기업들의 노력이 필요하다"며 "알제리 정부가 한국 정부에 기대하는 것은 알제리 내 합작법인을 통한 공동생산체제를 갖추고, 아프리카 대륙과 중동, 유럽까지 함께 진출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 총리는 '해외 건설근로자의 비과세 혜택을 늘려달라'는 건의에 "해외건설 활성화 대책에 관한 차후 회의에서 감안하도록 하겠다"고 답했다.
이 총리는 이날 건설현장을 시찰한 뒤 "여러분이 도전과 성취를 통해 알제리의 국가발전 과정에 동참하는 것이 매우 자랑스럽다"며 "최고의 신뢰를 얻어서 대우건설은 물론이고 다른 한국기업들이 알제리에서 더 많은 기회를 갖도록 힘써달라"고 격려했다.
알제리 정부는 산업화와 인구 증가로 전력수요가 폭증하자 발전소를 계속 늘리고 있으며, 현재 대우건설, 현대건설, 대림 등 한국기업들이 8개의 발전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대우건설이 짓고 있는 라스지넷 복합화력발전소는 알제리에서 생산되는 가스를 이용해 가스터빈과 스팀터빈을 돌리는 방식이며, 약 1조원 규모의 공사다.
현재 400MW급 발전소 3기 중 2기를 가동 중이고, 1기의 시운전을 거쳐 내년 11월에 준공할 예정이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