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그룹 각 계열사가 사내 벤처 기업과 스타트업 육성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특히 SK하이닉스와 SK이노베이션 등 대표 계열사는 그룹의 새로운 경영철학으로 자리 잡은 '더블바텀라인'(경제·사회적 가치 동시 창출)에 따라 상생 경영을 펼치고, 이를 통한 사회적 가치 창출에 몰두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하이게러지' 마련
SK하이닉스는 사내 벤처 육성을 통해 신사업 모델 발굴과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두 마리 토끼 잡기에 나섰다. 지난 8월 사내 벤처 육성 프로그램 '하이게러지(HiGarage)'에 참여할 구성원을 공모하고, 지난달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하이게러지는 실현 가능성이 높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구성원의 우수한 아이디어에 회사 차원의 지원을 보태 창업 기회를 부여하는 프로그램이다. 글로벌 정보통신기술(IT) 업체들이 차고(garage)에서 창업한 것에 착안해 명명됐다.
하이게러지 프로그램을 통해 육성된 벤처 기업이 최종적으로 '사내사업화'가 아닌 '창업'을 선택할 경우, SK하이닉스는 창업 장려금 또는 지분 투자의 형태로 지원을 이어나간다. 과감한 도전을 위해 창업 후 일정 기간 내 폐업 시 재입사를 보장하기로 했다.
아울러 이 회사는 반도체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 지원에도 두 팔을 걷어붙였다. 지난해 1월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주도로 출범한 '반도체 성장펀드'에 삼성전자와 공동으로 총 750억원을 출자했다. 펀드 재원은 현재 반도체 기업의 창업과 성장, 인수합병(M&A) 투자금으로 쓰이고 있다. 펀드 운용사로 선정된 지유벤처투자와 L&S벤처캐피탈은 영창케미칼, 티이엠씨 등 총 9개 반도체 업체에 지금까지 총 162억5000만원을 투자했다.
◆SK이노베이션, 주유소 공유 인프라 통해 스타트업 지원
SK이노베이션은 주유소 공유 인프라를 활용한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통해 경쟁사 및 스타트업과의 상생에 힘쓰고 있다.
지난 9월 GS칼텍스와 함께 출시한 C2C(고객 간 거래) 택배 서비스 '홈픽'이 대표적이다. 홈픽은 고객이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1시간 이내로 방문해 물품을 픽업하는 서비스로, 국내 택배사와 물류 스타트기업 '줌마'가 협력하고 있다. 지난달 27일 기준 일최대 주문량이 1만건을 돌파하며 급속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홈픽의 흥행에 힘입어 양 사가 지난 10일 새롭게 론칭한 주유소 기반 스마트 보관함 '큐부'에도 다수 스타트업이 협업하고 있다. 큐부는 '큐브(스마트 보관함)야 부탁해'의 줄임말로, 고객이 주유소 내에 설치된 스마트 보관함을 활용해 택배 보관, 중고물품 거래, 세탁, 물품 보관 등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신규 비즈니스다.
'스마트큐브'와 '리화이트', '마타주' 등 다수 스타트업이 각각 스마트 보관함 제작 및 소프트웨어 개발과 시스템 운영, 세탁 서비스, 물건 보관 서비스를 담당한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줌마를 통해 '피커'(Picker, 택배 집화기사) 등 신규 일자리 약 540여 개가 창출됐다"며 "향후 사업 성장 및 거점 주유소 확대에 맞춰 피커 수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큐부 서비스 또한 여러 스타트업 기업이 함께 참여함으로써 대기업과 스타트업 간 상생 생태계를 조성하게 돼 의미를 더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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