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자 못 달랜 연준… 새해 증시전망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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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재 기자
입력 2018-12-20 18: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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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코스피가 미국 기준금리 인상 여파로 하락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18.72포인트(0.90%) 내린 2060.12를 기록했다. 사진은 서울 중구 을지로 KEB하나은행 본점 딜링룸. [사진=연합뉴스]


미국 통화당국이 투자자 달래기에 실패하는 바람에 새해 주식시장 전망은 더욱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워낙 경기 비관론이 많아진 상황이라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회의는 불확실성을 없애주지 못했다. 전 세계 주식시장이 일제히 추락한 이유다.

◆경기·기업실적 둔화 우려 확산

20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시황 분석을 보면 새해 전 세계 주식시장을 짓누를 가장 큰 악재로는 경기와 기업실적 둔화가 꼽히고 있다. 이번 FOMC 회의에서 미국 연방준비제도는 2019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하향 조정했다. 내년 미국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예상치는 2.5%에서 2.3%로 낮아졌다. 올해 GDP 성장률 예상치도 3.1%에서 3.0%로 내려갔다.

미국이 내년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3차례에서 2차례로 줄이기로 한 것도 이처럼 어두운 경기 전망을 반영한 것이다. 연준은 현지시간 19일 기준금리를 올린 다음 내놓은 성명서에서 "세계 경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것"이라는 문구를 추가했다. 앞으로 경기지표가 기준금리를 정하는 중요한 요소가 될 것이라는 얘기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성장 둔화가 새로운 과제"라고 말했다. 통화당국이 경기를 비관하는 바람에 미국 다우와 나스닥, S&P500은 각각 1.49%와 2.17%, 1.54% 떨어졌다.

아시아 주요 증시도 직격탄을 맞았다. 코스피는 0.90% 하락한 2060.12를 기록했고, 일본 닛케이지수와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각각 2.84%, 0.52% 빠졌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정책 변화보다 경기 둔화 우려가 투자심리를 좌우했다"며 "내년 경제가 예상보다 더 나빠질 것이라는 전문가도 늘었다"고 전했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내 미국 주식시장 투자심리가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코스피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경제 상황이나 전망을 감안하면 애초 연준에 대한 기대가 과도했다"고 지적했다.

◆주식투자자 방망이 짧게 쥐어야

그래도 주식시장이 장기적인 침체 국면으로 들어서지는 않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경제성장률 둔화에 대한 우려도 주가에 어느 정도 반영돼 있다는 것이다.

대신증권은 FOMC 회의 이후에도 내년 코스피 예상치 상단을 2300선으로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경기둔화에 대한 경계심리가 강한 점은 염두에 두라고 조언했다.

이경민 연구원은 "적극적인 경기부양책이 나오기 전까지 강한 반등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코스피 지지선을 2050선으로 설정하고 투자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SK증권도 코스피 예상치 하단인 2010선을 그대로 유지했다. 내년에도 2000선이 쉽게 무너지지는 않을 거라는 얘기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단기적인 조정 이후 박스권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내년 1~2월은 개별종목 실적 전망에 초점을 맞춰야 하겠다. 구체적으로는 실적 전망이 양호한 중소형 성장주로 자금이 몰릴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와 같은 대형주는 경기 둔화 우려가 실적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런 대형주는 미국 경기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왔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중소형 성장주는 개별적인 성장 동력이 주가를 지지해 줄 수 있다"며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둔화되면 주가 할인율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고 전했다.

물론 가파른 반등을 기대하기 어려운 만큼 눈높이는 낮추어야 한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사라지더라도 재료를 보유한 개별종목 위주로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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