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갈등 산 너머 산, 美 티베트 '상호여행법'에 들썩이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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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정 기자
입력 2018-12-21 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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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대통령 티베트 상호여행법 서명, 中 환구시보 "내정간섭, 보복할 것"

  • 중국 외교부도 반발, "결연하게 반대, 미·중 관계에 큰 타격 줄 것"

[사진=바이두]



화해의 손짓과 함께 팽팽한 줄다리기를 이어가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에는 티베트(시짱자치구)를 둘러싸고 대립각을 키우는 모양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국인의 자유로운 티베트 방문권을 보장하는 '상호여행법'에 서명한 것에 대해 중국 당국은 물론 관영언론도 날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상호여행법은 미국인의 티베트 진입제한 완화를 중국에 요구하고 중국이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상응하는 제한 조치를 취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지난 주 미국 상원에서 해당 법을 통과시켰다. 현재 중국 정부는 외국기자, 공무원의 티베트 방문을 제한적으로 허용하고 외국인 관광객, 대만인, 화교 등도 관광을 사전 요청해 승인 받도록 하고 있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20일 사평을 통해 미국을 비판했다. 신문은 미국의 티베트 상호여행법을 두고 "이는 미국이 중국 내정에 간섭하기 위해 새롭게 내놓은 조치"라면서 "중국은 한 번도 미국 내정에 간섭하지 않았고 또, 국내법을 적용해 미국 기업을 관할하려 하지 않았는데 미국은 계속 중국인 대신 결정을 내리려 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보복을 예고하며 미국에 경고의 메시지도 보냈다. 환구시보는 "만약 미국이 상호여행법을 정말로 실행한다면 중국은 반드시 상응하는 모종의 보복조치를 취할 것"이라며 "이는 새로운 미·중 갈등이 시작된다는 의미"라고 밝혔다. 최근 미국의 요청으로 화웨이 부회장을 구속했던 캐나다를 대상으로 중국은 실제로 반격에 나섰다. 지금까지 중국에 체류 중인 캐나다인 3명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신문은 "티베트의 현실과 실제 통치방식이 매우 합리적이고 적합하다는 사실만으로도 서방사회가 달라이 라마 세력과 힘을 합쳐 만든 서사방식에 충분히 대항할 수 있다"고 자신감도 보였다. 

또, "미국 등 서방사회의 지적은 무책임한 것으로 심지어 중국 민족갈등을 조장하려는 악의까지 엿보인다"면서 "서방사회가 개발도상국 민족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내놓은 처방전 대부분이 효과가 없었고 오히려 혼란을 조장하고 무수한 수의 생명을 앗아가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일침했다. 

중국 외교부도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여행법에 서명한 것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감추지 않았다.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20일 정례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자 "중국은 미국의 상호여행법 통과와 서명을 결연하게 반대한다"면서 "이는 국제관계의 기본 준칙을 심각하게 위반한 것이자 난폭하게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티베트 독립을 주장하는 세력에게 심각한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면서 이는 미·중 관계에도 큰 타격을 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2015년 티베트를 방문한 미국인만 4만명에 이른다"면서 "현지기후와 지리적 조건을 고려해 법과 규정으로 외국인을 관리하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고 조금도 비난할 여지가 없는 일"이라면서 "현실을 무시하고 편견이 가득한 미국의 해당 법안을 중국은 절대로 수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화 대변인은 "만약 미국이 실제로 해당 법안을 시행한다면 양국관계와 양국의 중대 분야에서의 소통과 협력이 큰 손해를 입을 것"이라며 "중국은 반드시 강력한 조치를 취해 스스로의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며 보복조치에 나설 수 있음도 시사했다.

미국이 티베트 문제가 고도로 민감한 사안이라는 사실을 인지하고 이를 빌미로 중국 내정에 간섭하는 행위를 중단할 것을 요구했다. 화 대변인은 "해당 법안이 시행될 경우 초래할 모든 부작용을 미국이 전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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