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향후 정책 방향이 안개에 휩싸인 가운데 투자시장의 혼란이 이틀 째 이어지고 있다. 뉴욕증시는 전날에 이어 20일(이하 현지시간)에도 하락세를 보였으며, 금리인상 뒤 반짝했던 채권 가격도 약세로 돌아섰다. 강세를 유지하던 달러화 가치까지 떨어지면서 금과 엔화만이 유일하게 상승세를 보였다. 한층 더 불확실해진 연준의 길 위에서 전문가들의 전망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주식은 물론 채권, 외환의 흐름에 대해서는 상승과 하락 전망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 "뉴욕증시 희망은 남아 있나?"
뉴욕증시는 20일 연준의 금리인상 및 경제둔화 전망의 충격에서 여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다우 지수는 1.99% 하락하면서 지난해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도 1.63%나 떨어졌다. 연방정부의 셧다운 우려도 영향을 미쳤지만, 연준 파장도 여전히 시장 하락을 이끌었다고 블룸버그 등 외신은 지적했다.
CNN은 "지금과 같은 상황은 똑똑한 투자자들에게는 기회가 될 수 있다면서, 상당히 많은 주식들이 저평가 돼 있다"고 지적했다. CFRA 리서치 투자의 전략가인 린지 벨은 "어느 정도의 둔화가 일어나고는 있지만, 지금이 벼랑으로 몰린 상황은 아니다"라면서 "내년에 대해 조심스럽지만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지적했다.
◆ 미 국채 랠리의 시작일까?…달러 미래에 대한 전망도 엇갈려
19일 연준의 금리인상이 결정된 뒤 미국의 국채의 수익률은 다소 하락했다. 수익률의 하락은 국채 가격 상승을 의미한다. 이날 미 국채 10년물 금리는 한때 2.75%로 지난 4월 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으며, 2년물 금리는 장중 2.62%까지 내려 지난 8월 24일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미 국채 수익률은 20일 다시 2.8%대를 회복했다. 그러나 국채수익률의 상승은 이어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블룸버그는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미국 국채의 수익률은 이미 고점을 지났으며, 향후 수익률 하락세는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타레스캐피털의 타노 펠로시 포트폴리오매니저는 "연준은 실물 경제에 집중하고 있지만, 그들이 보는 지표 대부분은 후행적인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펠로시는 "하이일드 스프레드와 일드커브를 선행 지표로 봤을 때 이 지표들은 침체를 가리키고 있다"면서 "이미 미 국채 금리는 고점을 치고내려오는 상황이라고 본다"고 주장했다.
달러에 대한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연준의 금리인상 뒤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20일 기준으로 블룸버그 달러 스폿 인덱스는 0.7% 급락했다. 내년에는 미국의 나홀로 경제호황이 계속되지 않을 것이며, 결국 연준은 금리인상을 멈추거나 속도를 줄일 것이라는 전망이 달러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고 외신은 전했다. 블룸버그 조사에 따르면 유로화에 대한 달러의 가격은 1.18에서 1.21로 오르면서 달러의 가치는 하락할 것으로 보이며, 장기적인 유로-달러화 환율에서도 달러는 약세를 보인다.
그러나 탄탄한 미국 경제와 지나친 달러 약세 주장들은 오히려 달러 인상을 이끌어낼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콜롬비아 스레드니들의 통화 전략가인 에드 알 후사이니는 “매도하는 입장에서 보면 대략 80~85%에 달하는 이들이 달러가 추가로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경험에 따르면 시장은 보통 이런 예상들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후사이니는 최근의 전망이 경기둔화에 집착하고 있지만, 연준이 금리인상 속도를 낮춘다고 해도 달러가 가지는 이율 우위는 여전히 강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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