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계 1, 2위 손잡는다…삼성전자 VR, 현대차 신차 개발에 투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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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8-12-24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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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샘플 차량 프로토타입에 시범 적용…비용 절감 및 수정보완 효율성 향상 전망

  • 산업계 전반으로도 MR 활용 방안 모색

삼성전자 'HMD 오디세이' [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가 현대자동차와 함께 가상현실(VR) 기술을 자동차 개발에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국내 1, 2위 대기업이 손을 맞잡고 정보통신(IT)과 자동차 산업의 융합에 나서면서, 양사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양사는 현재 삼성전자의 'HMD 오디세이 플러스' 활용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이다. HMD 오디세이 플러스는 삼성전자가 지난 10월 말 출시한 프리미엄 VR 헤드셋이다. 기기를 착용하면 2개의 3.5형 아몰레드(AMOLED·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가 만들어낸 고해상도 디스플레이가 시야를 가득 채운다. 이를 통해 VR은 물론 혼합현실(MR)까지 만끽할 수 있다.

MR은 가상현실을 보여주는 VR, 현실 풍경 위에 일부 CG를 덧입히는 증강현실(AR)보다 한 단계 더 나아간 개념이다. 실사와 가상을 하나로 융합하고, 나아가 햅틱(촉각재현장치) 등을 통해 촉각까지 제공한다. 게임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에 국한되던 VR과 달리 산업계 전반에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양사는 신차 디자인 과정에 이 같은 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즉, 샘플 차량을 실제 제작하는 대신 3D 모델링을 통한 영상과 이미지로 프로토타입을 구현하는 것. 연구 인력들은 헤드셋을 착용한 뒤 가상으로 만들어진 샘플을 함께 관찰하면서 의견을 나눌 수 있다. 양사는 시범적으로 기기를 도입해 효율성과 적합도 등을 살펴본 뒤 최종적으로 정식 도입 여부에 대한 결정을 내릴 예정이다.

기존 개발 과정에 비해 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뿐 아니라 효율성 또한 올라간다는 게 장점이다. 산업용 3D 프린터를 통해 샘플 모델을 만들지 않아도 디자인 완성과 동시에 시각화를 통해 구체적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수정이나 보완 작업 또한 즉시 가능하다.

해외 지사에 있는 이들이 국내 본사 인력과 실시간으로 품평회를 하는 모습 또한 익숙한 광경이 될 것으로 보인다. 포드, BMW, 메르세데스 벤츠 등 외국계 자동차 제조 기업에서도 이미 비슷한 방식을 활용하고 있거나 도입을 검토 중이다.

삼성전자는 HMD 오디세이 플러스의 쓰임새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전투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국방 분야와 접목을 꾀하는 한편 영국의 시뮬레이션 콘텐츠 개발업체 임머스(Immerse)와의 협업도 그 일환이다. 

임머스는 항공기 수리부터 과학 수업까지 다양한 환경에서 활용될 수 있는 MR 콘텐츠를 만드는 업체다. 내년까지 HMD 오디세이 플러스를 테스트한 뒤 전면 도입을 결정하기로 했다.

이번 협업을 계기로 삼성전자는 급성장 중인 MR 시장의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2015년 기준 4580억원 규모에 불과했던 글로벌 시장 규모는 연평균 69.7% 성장률을 기록하며 2021년에는 1조980억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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