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過猶不及). 재테크에 관심이 있는 투자자라면 올 한해 가슴 속에 새겨놓아야 할 단어다.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하더라도 거침 없이 오르던 주가는 고꾸라졌고, 부동산도 각종 규제와 금리 인상 탓에 올해는 전망이 어둡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 가능성이 여전히 존재하고, 견조한 성장세를 보이던 미국 금융시장마저 지난해 10월부터 변동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한 마디로, 글로벌 금융투자의 손실 확대 및 추가 투자에 대한 두려움이 증폭되는 시기인 것이다.
우리은행 양재남금융센터 조현수 부지점장(PB팀장)은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그동안 많이 올랐던 미국시장의 대폭적인 조정이 일어난다면 전세계 금융시장에 동반 변동성 확대가 생길 수 있다"며 "상반기에는 투자 자산의 일부만 조심스럽게 운용해 추가적인 하락에 대비하고 향후 저점 분할 매수를 통해 수익을 창출한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 변동성 관리에 집중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갈수록 높아지면서 고위험 자산의 기대수익률도 낮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무작정 높은 수익률을 기대하기보다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을 살펴보고 리스크 관리를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
이 시기에는 국내 자산뿐 아니라 해외 채권, 달러화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해야 한다. 목표 수익율도 3~5% 이내로 눈높이를 낮출 필요가 있다.
여기에 변동성이 큰 주식형 상품이나 하방 리스크에 노출된 상품보다는 만기가 짧은 확정금리형 상품과 다양한 금융기법을 활용해 단계별로 리스크를 방어할 수 있는 구조화된 상품에 투자하는 것이 좋다.
농협은행 WM연금부 김형리 차장은 "변동성 관리 측면에서 보면 최근 옵션과 같은 파생상품을 활용해 변동성을 줄이거나, 각종 헤지펀드에 간접투자하는 상품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과거보다 선택 폭이 넓어졌다"며 "분할매수와 같은 전통적 방법과 더불어 변동성을 관리할 수 있는 상품은 2019년에도 포트폴리오 내에 필수적인 펀드로 자리매김할 것"이라고 말했다.
◇ 적절한 포트폴리오 비율은?
요즘 같은 시기에는 안전자산 비중을 높이고, 다소 위험하지만 하락리스크가 제한적인 자산에 분할 투자하는 것이 좋다.
자산 형태와 상황에 따라 포트폴리오 비율은 달라지지만 신한은행 PWM스타센터 이지영 팀장은 "정기예금과 현금성자산 등 안전자산을 최소 40% 이상 보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시장 변동성이 확대된 상황이므로 수익률 기대보다는 리스크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예적금 금리의 두배(약 연 3~5%) 정도 되는 1년 만기 채권과 담보부채권 등 목표수익의 확정금리형 자산에 30%를, 시황에 일부 영향을 받더라도 위험성이 낮은 전환사채, RCPS에 30%를 투자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설명했다.
KEB하나은행 목동골드클럽 최혜숙 PB팀장은 위험을 분산시킨 주가연계증권(ELS)에 50%, 투자 대기 자금으로 단기채권펀드 20~30%, 달러와 위안화에 통화 분산 20~30%가 적절하다고 봤다.
◇ 조급함 버리고 기다려야
최근 주식과 펀드 등 투자상품 손실로 인해 힘든 투자자가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손실폭이 심하다고 지금 당장 손실을 확정하고 정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조현수 부지점장은 "분명 위기는 다가오고 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위험과 기회가 동시에 오고 있다"며 "본인의 투자 철학에 따라 운용하고 원칙을 지켜나간다면 좋은 투자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현명한 투자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황에 따라 자금을 사용해야 한다면 어쩔 수 없이 매도해야 하지만, 가격이 하락하고 있을 때 정리하는 것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목표했던 수익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마음의 여유가 필요한 시기라는 것이다.
주식은 경기에 선행하고 경기는 순환한다. 향후 글로벌 경기는 2~3년 저점을 강하게 견뎌 내어야하는 시간이 될 수도 있다.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김현식 PB팀장은 "미국 기준금리 인상 기조와 미·중 무역분쟁 상황에 따라 강력한 상승장 혹은 변동성장의 판가름날 것"이라며 "달러를 포함한 현금 비중을 키워서 시장 대응력을 키우는 것을 권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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