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전쟁, 개혁개방 40년, 판빙빙 탈세…" 2018년 중국을 달군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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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김근정·곽예지·최예지 기자
입력 2018-12-26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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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초 집권 2기를 공식적으로 시작한 시진핑(習近平) 지도부에 2018년은 매우 중요한 해였다. 특히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 총설계사 덩샤오핑(鄧小平)이 개혁·개방을 선언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로 중국은 국제수입박람회, 강주아오 대교 개통 등과 같은 대대적인 이벤트를 준비했다. 하지만 올해는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터진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으로 전례없는 위기의 해이기도 했다. 성균관대 성균중국연구소가 꼽은 올해 중국의 10대 뉴스를 통해 중국의 2018년을 돌아봤다.

①시진핑 2기 체제 출범

올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집권 2기 체제가 공식 출범했다. [사진=AP연합뉴스]


2012년 말 중국 공산당 총서기에 오른 시 주석의 집권 2기가 시작됐다. 올 3월 전국인민대표(전인대)를 통해 공식 출범한 시진핑 2기 체제는 시 주석의 개인 권력이 절대적으로 강화됐음을 보여줬다는 평이다. 정치국 상무위원직에서 고령으로 이미 은퇴한 자신의 최측근인 왕치산(王岐山) 전 당중앙기율검사위 서기를 국가부주석으로 재기용했는가 하면, 국가주석이 3연임 이상 장기집권할 수 있도록 한 개헌안도 통과시켜 훗날 종신 집권의 길까지 열어놓았기 때문. 시진핑의 1인 독주 체제와 장기 집권 가능성이 커지며 중국 정치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분석도 나왔다.

②미·중 무역 마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연합뉴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은 올 한해 글로벌 경제를 뒤흔든 이슈였다. 중국의 불공정 무역을 줄곧 문제 삼아온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월 통상법 301조 조사결과를 발표해 연간 500억 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25%의 추가 관세를 부과한다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미·중 무역전쟁의 서막이 올랐다. 미·중 양국간 수차례에 걸친 무역협상은 모두 결렬됐고, 결국 7월 양국이 상대국에 고율의 추가 관세 부과를 강행하며 전면적인 무역전쟁이 터졌다. 미국은 세 차례에 걸쳐 연간 2500억 달러어치 중국산 제품에, 중국은 1100억 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관세폭탄을 날린 상태다. 지난 1일 미·중 정상이 90일 잠정 '휴전'을 선언하며 무역전쟁은 잠시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지만, 상황이 낙관적이지는 않다. 이번 싸움이 사실상 미래 첨단기술 확보를 위한 기술패권 경쟁이라는 점에서 앞으로도 미·중 갈등은 글로벌 경제를 흔들 수 있는 불확실성 요소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③개혁·개방 40주년

18일(현지시간)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전경.  덩샤오핑은 1978년 12월 18일 공산당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11기 3중전회)에서 개혁개방 노선을 천명했다. [사진= AFP/연합]


올해는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자'로 불리는 덩샤오핑이 1978년 12월 18일 개혁개방을 선언한 지 40주년이 되는 해다. 양적·초고속 성장을 지속하던 중국이 질적성장, 혁신을 통한 성장으로 방향을 전환하고 중국이 미국의 보호주의·일방주의 공격에 맞서 개혁·개방 의지를 다지는 시점에 맞이한 '40주년'으로 의미가 더욱 컸다. 인구만 많은 가난한 나라였던 중국은 개혁·개방으로 미국을 위협하는 세계 2대 경제대국으로 우뚝 서며 글로벌 영향력이 확대됐다. 올해 중국은 특히 미국의 보호무역주의에 맞서 '개방'을 강조하며 자유무역 수호자 이미지를 내세웠다. 거대 경제권 구상인 일대일로(육·해상실크로드)에 기반한 대외협력을 강조하고, 중국 최초로 국제수입박람회를 개최해 중국의 대외개방 의지를 세계에 과시한 게 대표적이다. 미·중 무역전쟁이라는 힘겨운 도전에 직면한 중국이지만 앞으로도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중국몽)을 위한 발걸음은 이어질 전망이다. 시 주석은 지난 18일 개혁·개방 40주년 기념행사 연설에서 "중국 특색 사회주의를 견지하고 당의 영도력을 강화해 중국몽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④김정은 방중 및 북·중관계 변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6월 이틀 일정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했다. 김 위원장의 방중은 올해 들어 세 번째다. 사진은 당시 북한 노동신문 2면에 실린 북중 정상의 회동 모습. [사진=연합뉴스]


올해 냉기가 감돌았던 한반도 정세에 훈풍이 불면서 경색됐던 북·중관계도 급속하게 회복됐다. 평창동계올림픽에 북한 대표단이 참가하고 남북 정상회담이 성사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까지 적극적으로 나서자 중국은 다급해졌다. 이에 북한에 냉랭했던 중국의 태도가 달라졌다. 북핵 문제는 당사자가 해결해야 한다던 중국은 돌연 "중국은 한반도 문제에 있어 상당한 역할을 했고 앞으로도 건설적인 역할을 계속할 것"이라며 북한에 손을 내밀었다. 이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3월과 5월 두 차례나 중국을 방문해 시 주석을 만났다. 6월 북·미 정상회담 후에도 북·중 정상회담이 이뤄지면서 이례적으로 올해만 3차례 북·중 정상이 만나 소통했다. 중국이 북한과 거리를 크게 좁히면서 시진핑 주석의 방북 가능성도 언급됐으나 미국과의 무역전쟁 등 첨예한 갈등으로 실현되지 못했다. 중국은 한반도와 관련해 '쌍중단'(북한의 핵·미사일 실험과 한·미의 대규모 군사훈련 중단), '쌍궤병행'(비핵화와 평화체제 전환 동시 추진)의 해법을 내놓고 대화·협상을 통한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안정 실현을 지지한다며 필요한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⑤가짜백신 사건

[사진=바이두]


올해 7월 중국 전역은 일명 ‘가짜 백신 사태’로 발칵 뒤집혔다. 중국 2위 제약회사 창성(長生)바이오테크놀로지와 우한(武漢)생물제품연구소 등이 기준에 미달하는 품질의 DPT(디프테리아·백일해·파상풍) 백신과 광견병 백신을 대량 판매해온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특히 불량 DPT 백신을 접종한 영·유아가 48만여 명에 달한다는 중국 정부의 집계가 나오자 충격이 더욱 확산됐다. 한 살 이하의 아기가 사망에 이르고, 다수 아이들이 부작용을 보이면서 중국인들의 분노가 극에 달했다. 아동병원과 지방정부에는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이들이 넘쳐났고, 공산당의 반감까지 증폭됐다. 여론이 악화되자 중국 정부는 관계자 50여 명을 해임하거나 문책했다. 이후 창성은 91억 위안(약 1조5000억원)의 벌금을 징수 당하고, 회장을 비롯한 18명이 체포됐다. 이번 사태로 중국은 여전히 ‘짝퉁 공장’을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⑥순펑차 피살 사건

[사진=바이두]


중국 대표 차량공유 서비스업체 디디추싱(滴滴出行)은 올해 내내 중국의 ‘뜨거운 감자’였다. 무엇보다 디디추싱이 운영하는 순펑차(順風車, 개인 운전자와 승객을 연결하는 일종의 카풀)에서 5월부터 8월까지 3개월 사이 무려 두 차례의 살인사건이 일어났기 때문이다. 8월 24일 중국 저장성의 한 여성이 디디추싱의 순펑차를 이용한 후 운전기사에 의해 살해됐다. 이는 앞서 5월에 이은 두번째 살인 사건으로 디디추싱의 안전성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디디추싱 측은 즉각 사태 수습에 들어갔지만 악화되는 여론에 결국 서비스를 중단해야만 했다. 이후에도 디디추싱은 해당 서비스에 대한 안전검사를 실시하고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책을 강구했으나 여전히 이용자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

⑦강주아오 대교 개통

[사진=신화통신]


지난 10월 23일 주하이·홍콩·마카오, 세 도시를 잇는 세계 최장 해상 다리인 강주아오(港珠澳, 홍콩·주하이·마카오) 대교가 정식으로 개통됐다. 시진핑 주석은 이날 강주아오 대교 개통식에 참석해 "강주아오 대교는 꿈을 실현한 다리, 자신감 및 부흥의 다리로, 이번 대교 건설을 통해 중국 특색 사회주의의 우월성을 보여줬다"고 강조했다. 실제 강주아오 대교는 6차로 총연장 55㎞로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금문교(2.8㎞)보다 20배 길며, 본체 구조물 공사에만 40만t의 철강이 투입돼 중국 국력과 기술력의 집약체로 불린다. 특히 강주아오 대교는 중국 대외개방의 새로운 창구이자 향후 중국 경제성장을 이끌 새로운 성장점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대교의 개통으로 홍콩, 마카오, 주하이가 일일 생활권에 접어들면서 중국 정부가 지난 10년간 광둥성·홍콩·마카오를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어 발전시키는 ‘웨강아오대만구(粤港澳大湾区)’ 프로젝트 발전에 속도가 붙기 때문이다. 최근 마카오 행정부는 강주아오 대교 개통 덕분에 지난달 마카오 방문객이 작년 동기 대비 15.3% 늘어났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⑧ 판빙빙의 탈세 사건

판빙빙 [사진=바이두]


지난 6월 중국 국영중앙(CC)TV 아나운서 출신인 추이융위안(崔永元)은 중화권 톱배우 판빙빙(范冰冰)이 영화 ‘대폭격’ 등에서 '음양(陰陽)계약서(이중계약서)’로 탈세한 사실을 폭로했다. 이에 판빙빙이 공개석상에서 모습을 감추자 결혼설, 해외 이주설, 파혼설, 납치설, 미국 정치 망명설, 수감설, 사형설 등 각종 구설이 제기됐다. 그러던 중 지난 10월 중국 세무당국이 판빙빙에게 벌금 8억8400만 위안(약 1438억원)을 부과했다는 사실을 밝힌 데 이어 판빙빙이 반성문을 공개하자 3개월여 동안 자취를 감췄던 '판빙빙 실종 사건'은 일단락됐다. 이후 거액의 세금과 벌금을 단 사흘 만에 완납한 판빙빙은 SNS 활동을 본격 재개했지만, 왕치산 중국 국가부주석에 대한 성 상납설과 루이(陸毅)와의 불륜설 등 루머들이 또다시 제기돼 추후 복귀가 어렵지 않겠냐는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⑨무협 소설 대가 진융 타계

진융 [사진=바이두]


지난 10월 30일 '사조영웅전', '신조협려' 등으로 동아시아권에서 선풍적 인기를 일으키며 무협 소설의 근간을 개척한 대가 진융(金庸·김용)이 홍콩양화병원에서 94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진융은 우리나라에서는 물론, 전 세계까지 이름을 널리 알린 무협소설 1인자로, 중국을 대표하는 작가이다. 또 중국출판과학연구소가 발표한 ‘전국 국민 열독(閱讀)조사’에서 루쉰(魯迅), 충야오(瓊瑤) 등 쟁쟁한 작가들을 제치고 1위로 이름을 올릴 정도로, 중국인들이 가장 사랑하는 작가로도 꼽힌다. 진융이 세상을 떠나자 중국 관영 매체들은 일제히 그의 타계 소식을 1면 톱기사로 다루며 무협 소설 대가의 마지막을 애도했다. 시진핑 국가주석과 마윈(馬雲) 알리바바 회장도 진융의 팬이라는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를 모은 바 있다.

⑩유전자 편집 쌍둥이 탄생

허젠쿠이 [사진=바이두]


지난 11월 중국 과학자 허젠쿠이(賀建奎) 교수가 태아의 크리스퍼(CRISPR/Cas9) 유전자 편집기술을 통해 후천성면역결핍증(에이즈·AIDS) 면역력을 가진 쌍둥이가 출산됐다고 주장해 중국은 물론, 세계 과학계를 뒤흔들었다. 그의 실험은 과학계의 도덕·윤리 마지노선을 공공연히 깨버렸을 뿐만 아니라 실효성조차 논란이 제기됐다. 당시 중국 당국은 중국 내에서 생식을 목적으로 한 인류 배아 유전자 편집이 금지돼있다며 허 교수의 연구 활동을 중지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현재 미허가 연구를 진행한 혐의로 허 교수는 중국 정부의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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