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자동차·에너지 정책 방향’ 포럼에 참석한 자동차 업계 관계자들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정등용 기자]
최근 수소차와 전기차로 대표되는 친환경차가 미래 자동차 산업의 주력 모델로 각광 받으면서 가솔린 차와 디젤 차 등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퇴출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하지만 자동차 업계는 기존 내연기관 모델의 완전 퇴출만이 미래 자동차 산업의 올바른 방향은 아니란 분석을 내놨다.
27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원회관 제8간담회실에서 열린 ‘대한민국 미래 자동차·에너지 정책 방향’ 포럼에는 자동차 업계 전문가들을 비롯해 학계 교수, 정치인 등 여러 관계자들이 참석해 한국 자동차 산업의 미래 정책 방향을 논하기 위한 담론을 펼쳤다.
첫 번째 주제 발표자로 나선 배충식 한국과학기술원 교수는 전 세계적으로 수소차나 전기차 등 친환경차 바람이 강하게 불고 있지만 아직 우리 자동차 시장에선 가솔린, 디젤, LPG 차량이 주를 이루고 있는 것으로 보고 향후 자동차 기술이 어떻게 바뀔지 쉽게 예단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
실제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최근 2050년 자동차 기술을 전망하면서 친환경차에 중점을 두지 않고 가솔린 차와 디젤 차 등 다양한 기술을 고려해 균형 잡힌 시각으로 변동성에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는 친환경차가 무조건 미래 대체 연료 기술은 아닐 것이란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정부 정책도 이러한 흐름에 맞춰 미래 자동차 기술에 대한 투자 뿐 아니라 현재 자동차 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는 방향으로 진행돼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민경덕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2030년엔 전기차와 PHEV(플러그인하이브리드) 비중이 20%대이고 나머지 80%는 여전히 엔진 기반 자동차일 것”이라며 “엔진의 경쟁력 강화와 미래 기술인 연료전지, 배터리, 모터의 원가를 낮출 수 있는 장기적인 투 트랙 전략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업계 관계자들은 친환경차 육성에 있어서도 관련 생태계 조성이 과제라는 데에 의견을 같이 했다. 특히,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의 경우 관련 소재 문제, 차세대 배터리 개발 등이 관건이라고 강조했다.
조철 산업연구원 산업통상연구본부 본부장은 “단순히 전기차 보급과 생산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핵심부품 및 소재의 개발 및 생산이 중요하다”며 “자율주행 및 초 연결 등과 관련된 자동차용 IT 부문은 수입의존도가 매우 높고 국내 기업간 네트워크도 취약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미세먼지에 대해서도 디젤 차가 주범으로 몰리고 있는 것에 대해 배 교수는 “전기차의 발전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먼지까지 고려한다면 디젤 차가 전기차보다 많은 미세먼지를 발생시킨다고 볼 수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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