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기에 걸렸을 때 약국을 방문해 쌍화탕을 사는 환자를 흔하게 볼 수 있다. 쌍화탕만 마시기도 하지만 병‧의원에서 처방받은 의약품을 쌍화탕과 함께 복용하기도 한다. 약은 물이랑 먹는 것이 원칙인데 유독 감기약은 쌍화탕과 같이 먹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언제부턴가 쌍화탕은 감기약 대명사처럼 굳어진 듯하다.
쌍화제품은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승인받은 의약품인 쌍화탕이 있고, 액상차인 쌍화차가 있다. 즉 ‘탕’이 붙은 쌍화탕은 일반의약품이며, 편의점 등에서 파는 쌍화, 쌍화차 등은 일반음료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감기약을 쌍화탕과 같이 먹으면 정말 효과가 있을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효과가 있다고 할 수 없다. 그러나 아예 효과가 없다고 보기엔 애매하다는 것이 복수 전문가 입장이다.
동의보감에 따르면 쌍화탕은 피로회복에 좋다. 작약‧숙지황‧황기‧당귀‧천궁‧감초‧육계 등 대표적인 한방 약재가 첨가됐다. 쌍화탕으로 유명한 광동제약은 쌍화탕이 허약체질과 피로회복, 과로, 자한(自汗, 정신이 멀쩡하고 움직이지도 않았는데 저절로 땀이 나는 증상), 병중병후 등에 효과가 있다고 말하고 있다.
효능‧효과만 봐도 감기에 복용하는 의약품은 아니다. 즉 근본적으로 감기를 치료하는데 도움을 주는 탕이 아닌 것이다. 때문에 쌍화탕만으로 감기를 낫게 할 순 없다.
한의사 Y씨에 따르면, 쌍화탕은 기와 혈이 손상된 사람에게 좋은 것으로 감기약과는 거리가 있는 처방이라고 말한다. 오히려 몸살‧오한이 심하거나, 소화가 잘 안되고 설사증상이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고 설명한다.
제약사도 고혈압 환자나 심장애‧신장장애 환자, 부종이 있는 환자, 의사 치료를 받아 다른 약물을 투여받고 있는 환자 등은 쌍화탕 복용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안내하고 있다.
다만 감기에 쌍화탕을 복용한다면 피로회복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분당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K약사는 쌍화탕을 보충제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고 조언했다. 피로회복제인 만큼 비타민처럼 몸에 활력을 보강해주는 정도로 가볍게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감기에 사용한다면 큰 일교차 등으로 기운이 떨어지는 환절기에 피로회복과 면역력 향상 등의 목적으로 복용이 가능하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쌍화탕이 감기에 효과가 좋은 의약품인 것처럼 굳어진 데는 마케팅과 오랜 습관(?)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쌍화탕이 감기를 회복하는데 도움을 주는 의약품처럼 광고해온 제약사의 노력과 함께 그동안 많은 국민이 쌍화탕과 함께 감기약을 복용해온 습관 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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