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처기업 3만5000개사 225조 매출 올려···종사자 76만명

중소벤처기업부·벤처기업협회, 2018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 발표

2017년 벤처기업 경영성과 현황.[표=중소벤처기업부 제공]

지난해 국내 벤처기업이 3만5000여곳으로 늘어난 가운데 총 매출 225조 가량을 기록했다. 총 종사자 수는 76만2000명으로, 삼성 등 5대그룹을 뛰어 넘는다.

중소벤처기업부와 벤처기업협회는 27일 지난해 기준 벤처기업을 대상으로 경영성과, 고용성과 및 기술혁신 실태 등을 조사한 '2018 벤처기업정밀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 같이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벤처기업 수는 2016년(3만3289개) 대비 5.7% 증가한 3만5187개로 집계됐다. 총 매출액은 225조2000억원으로 추정되며, 평균 매출액은 64억200만원으로 지난해 58억8000만원 대비 8.9% 증가했다.

이는 반도체 분야의 유례없는 호황과 글로벌 경기 회복에 힘입은 디스플레이, 정밀화학 등 주력품목의 수출 호조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종의 평균 매출액은 121억원, 매출액 증가율은 33.5%로 평균을 웃돌게 나타났다.

한편 기업 당 평균 순이익은 1억6000만원으로, 지난해 1억7800만원 대비 8.9% 감소했다. 다만 영업이익은 2억6700만원으로 지난해 2억6000만원 대비 2.6% 늘었다. 벤처기업들의 금융비용이 지난해보다 11.5% 증가한 것 등으로 인해, 영업이익 증가에도 불구하고 순이익은 감소한 것으로 보인다고 중기부는 설명했다.

고용 부문에서도 큰 역할을 했다. 지난해 벤처기업 종사자 수 합계는 76만2000명으로, 이는 5대 그룹 종사자 수 총합 75만600명을 상회하는 숫자다. 벤처기업 평균 종사자 수는 21.7명으로 지난해 20.8명 대비 4.3% 증가했다. 조선업 등 일부 업종 불황에도 불구하고 국내 전체 고용인원 유지에 기여해, 대기업이 영업이익률에 비해 고용증가율은 낮은 고용없는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라는 것이 중기부의 분석이다.

연구개발(R&D) 투자도 확대됐다. 벤처기업 매출액 대비 R&D 비율은 3.5%로, 지난해 2.9%보다 20.7% 증가했다. 일반 중소기업(0.7%)은 물론 대기업(1.5%)보다 높은 수준이다. 기업당 산업재산권 보유 건수는 8.7건으로, 지난해 8.1건보다 0.6건 늘었다. 저성장 기조 속에서도 벤처기업은 R&D 투자를 통해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중기부는 전했다.

벤처기업의 주요 매출 경로는 기업 간 거래(B2B)가 73.6%로 가장 높았다. 기업-정부 간 거래(B2G) 15.4%, 해외매출 7.4%, 기업-소비자 간 거래(B2C)가 3.7%로 뒤를 이었다. B2B 거래에서 벤처기업의 불공정거래 경험 여부는 지난해와 비교해 대기업과 거래 시 13.1%에서 5.3%로, 대기업 1·2차 벤더와 거래 시 11.4%에서 4.1%로, 중소·벤처기업과 거래 시 11.3%에서 3.9%로 줄었다.

벤처기업의 경영애로사항으로는 자금운용 애로가 74.6%로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인력(63.1%), 국내 판로개척(51.8%)이 꼽혔다. 특히 자금조달의 60.5%를 정부지원에 의존하는 등 정책자금 의존도가 높고 그 외 투자·기업공개(IPO)·회사채 발행에 의한 자금조달 규모(0.2%)는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석종훈 중소기업벤처부 창업벤처혁신실 실장은 "규제 샌드박스 시행 등으로 규제를 완화하고 벤처투자의 지속적인 확대를 통해 벤처가 혁신성장의 주역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며 "올해 중기부가 총 8차례의 창업벤처생태계 대책을 내놓은 만큼 2019년 실태조사에서는 벤처기업 주요 성과지표가 한층 더 나아질 것을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