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이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도로나 철도 상‧하부, 교통섬 등 도심 속 저이용 유휴공간을 혁신해 생활 SOC를 확충하는 '리인벤터 서울(가칭)' 프로젝트를 새롭게 시작한다. 이는 파리 시내 유휴부지를 혁신공간으로 변신시키는 프랑스의 건축 프로젝트 '리인벤터 파리(Réinventer Paris)'를 서울의 실정에 맞게 재해석한 것이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입지 좋은 도심 속 저이용 유휴공간에 건물을 지어올려, 각 부지의 본 기능을 유지하면서 청년‧일자리 지원시설, 주민체육센터, 도서관 등 생활 SOC와 주거시설 등 지역별 필요시설을 확충한다는 계획이다. 이는 프랑스 파리시의 건축 프로젝트 '리인벤터 파리'에서 착안한 것이다.
파리시는 소규모 공지, 도로 상부 등 저이용되는 시 소유 유휴공간 23곳에 혁신적 건축물을 조성하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총 23개 대상지에 대해 민간공모사업을 진행한 결과 22개 당선작이 선정돼 현실화하는 중이다.
당선작 중 ‘천 그루의 나무’, ‘다층도시’ 등은 도로 상부에 입체적 복합단지를 지어 지역간 단절을 극복한 사례로 꼽힌다. 특히 천 그루의 나무는 건물 곳곳에 나무 1000그루를 심는 프로젝트로 창의적인 아이디어가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서울시는 기존 공간을 활용한 입체적 개발을 통해 서울이 직면한 가용 토지 부족과 평면적 도시개발 등 문제점을 해결하고 도로‧철도 등으로 인한 도시의 단절을 회복, 도시공간을 재창조해나간다는 목표다.
우선 역세권에 위치한 중‧소규모 부지 2개소를 선정하고 시범사업을 추진한다. 대상지는 경의선 숲길 끝에 교통섬으로 활용되던 유휴부지(서대문구 연희동)와 증산동 빗물펌프장 유휴부지(은평구 증산동)다.
시는 이 2곳에 ‘새로운 생활방식’, ‘청년’, ‘친환경 건축물’ 등을 핵심 키워드로 한 공간혁신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자치구와 협의해 내년 1월 9일까지 각 지역주민들이 필요로 하는 생활 SOC에 대한 의견을 수렴하고 내년 초부터 본격적인 설계에 들어간다.
연내 시범사업지 2개소 외 대상지를 추가 확보하고 혁신적 건축물 조성방안에 대한 기본구상을 마무리해 내년부터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장기적으로는 이 사업을 대규모 민간투자 사업으로까지 확대해나간다는 구상이다.
시는 이번 사업을 통해 정부가 추진 중인 '도로공간의 입체개발에 관한 법률' 제정에 앞서 선제적 모범사례를 만들어간다는 목표다. 현재 국토교통부는 민간도 도로 상·하부 공간을 상업·업무·주거 공간 등으로 개발할 수 있도록 관련 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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