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 장난이 너무 심한 거 아니요!" 주인 속임수에 당한 강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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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8-12-28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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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트펫] 도박과 오락은 한 끗 차이다. 장소와 시간, 판돈의 규모, 판을 벌인 경위, 상습성 등을 따지기 때문에 때로는 명절 고스톱이 도박이냐 아니냐로 논란이 일기도 한다.

그렇다면 반려견과 간식을 놓고 하는 '야바위'는 도박일까?

"보나마나 오른손이지"

승현 씨는 최근 반려견 구름이와 어느 손에 간식이 있는지 알아맞히는 일명 야바위 영상을 촬영해 SNS에 올렸다.

영상에서 승현 씨는 두 손을 주먹 쥐고 구름이에게 내민다. 구름이는 잠시 냄새를 맡더니 승현 씨의 오른손을 지목한다.

"킁카킁카 손에 남은 냄새까지 다 먹을 거야"

승현 씨가 오른손을 뒤집어 펴자 역시 간식 한 알이 들어있다. 인간의 1만 배에 달하는 후각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다.

맛있는 소리를 내며 간식을 먹은 구름이는 승현 씨 손바닥에 남아 있는 간식 냄새까지 흡입하며 승리를 만끽한다.

"......" 할 말을 잃은 구름이.

그런데 갑자기 왼손을 펴는 승현 씨. 그의 왼손에는 간식 여러 알이 쥐여있었다.

이를 본 구름이는 할 말을 잃은 채 승현 씨를 바라보기만 한다. 대개 ‘어느 손에 간식이 있는가’를 맞추기 때문에 ‘어느 손에 간식이 더 많이 있는가’를 맞추는 것일 거라고는 생각도 못 했다는 표정이다.



이 사건과 관련해 구름이는 "정신적 충격이 심해 누구도 믿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며 "엄벌로 다스려 불법 도박 피해자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치유해달라"고 요청했다.

하지만 승현 씨를 법적으로 처벌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해당 영상을 유심히 살펴본 법조계 관계자는 판돈이 간식 10여 알, 수백 원에 그쳐 도박으로 보기 힘들다는 의견을 내놨다.

다만 승현 씨의 속임수가 사회 통념에 어긋나고 구름이가 받은 정신적 피해가 상당한 점을 들어 승현 씨가 도의적인 책임을 질 필요가 있다고 봤다.

구름이는 승현 씨의 뽀뽀 한 번에 서운함을 모두 털어냈다.

승현 씨는 SNS에서 반려견 관련 영상을 보면 한 번씩 따라 해 보는데, 최근 야바위로 반려견을 속이는 동영상을 접한 뒤 이 같은 영상을 촬영하게 됐다.

평소 구름이가 오른손을 자주 선택한다는 걸 이미 알고서 오른손에는 간식 한 개, 왼손에는 간식 여러 개를 쥐었는데 구름이가 제대로 속아준 것이다.

커플룩 맞춰 입은 승현 씨와 구름이.

구름이는 막내지만 가족에 대한 보호 본능이 강해 승현 씨를 때리는 사람이 나타나면 짖고 덤벼든다.

승현 씨는 이와 관련해 재밌는 일이 있었다는데, 하루는 허리에 통증을 느낀 승현 씨가 주먹으로 등을 두드리고 있었다.

그런데 구름이가 이를 보고 주먹이 승현 씨를 아프게 하는 것으로 오해한 것이다. 갑자기 승현 씨 손을 향해 짖는 구름이.

승현 씨는 어이없어 한참을 웃었고, 구름이는 뿌듯함에 한참을 당당하게 걸어 다녔다.

"구름이 보고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승현 씨는 "구름이는 기존에 키우던 시루(3·말티즈)의 동생으로 데려온 아이"라며 "사진을 보고 한눈에 반해 당일 버스를 타고 경주에서 부산으로 데리러 갔었다"고 말했다.

이어 "평소 무뚝뚝한 아버지가 시루와 구름이 앞에선 표현의 대가로 바뀌고, 어머니는 하루도 빠지지 않고 아이들에게 안마를 해준다"며 "다른 강아지들도 모두 시루와 구름이처럼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사회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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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우호 기자 juho1206@inb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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