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2년간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됐지만 내년에는 크게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경기 둔화 가능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등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대기 한국금융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30일 금융브리프에 실린 '2019년 은행 산업 전망과 경영과제' 보고서에서 "내년에도 은행들은 수익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되지만 대출자산 증가율 둔화와 대손비용 증가 등으로 이전에 비해 수익 규모는 줄어들 것"이라고 밝혔다.
은행들은 올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대하고 있다. 저금리 기조 하에 대출 자산이 급증한 것이 주요 원인이다. 올해 기업 구조조정이 일단락 되거나 소강 상태를 보이면서 대손비용이 크게 하락한 것도 한 요인이다.
하지만 내년에는 상황이 다르다. 내년 국내 은행의 당기순이익 예상치는 9조8000억원으로 올해보다 2조원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다. 자산성장률은 명목경제성장률 예상치인 4.3%보다 낮은 3.86%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경제성장률 하락과 가계대출 규제 강화, 기업대출 영업기회 축소, 경영리스크 증대 가능성 등으로 대출자산 성장률이 높지 않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수익성 지표인 순이자마진(NIM)은 시장금리 상승에 연동해 1.69%를 기록하고, 이자이익도 다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대손비용의 경우 경제성장률 하락과 금리 상승 등의 요인으로 인해 크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추가적인 경기 둔화 가능성과 지역별 부동산 가격 조정 가능성, 기업부실 가능성 등 다양한 대손비용 증가 요인이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은행의 주 수입원 중 하나인 가계대출이 급감한 것도 은행으로선 부담이다. 내년 가계대출은 신DTI(총부채상환비율),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제도 도입과 예대율 산정 시 자산별 가중치 차등화에 따라 성장세가 크게 둔화될 가능성이 높다.
이를 반영해 이 선임연구위원은 내년 가계대출 증가율이 2.7%로, 올해 추산치(4.81%)의 절반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기업대출 증가율은 올해 4.81%에서 내년 4.74%로 소폭 둔화할 전망이다.
이 선임연구위원은 "낙관적이지 못한 경영 환경에 대응해 대출 자산의 건전성 관리를 강화하면서 자산 포트폴리오 조정과 비이자수익 증대를 위해 노력하는 한편, 건전성 악화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충분히 적립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이어 "새로운 수익원 확보를 위해 신흥국 등 해외시장 진출을 꾸준히 추진하고 디지털 금융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지속 성장을 위한 기회 창출에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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