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화 탄생 20년…실질실효환율 7%↓ "기축통화 갈 길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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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회 기자
입력 2018-12-31 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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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새해 1월 1일 출범 20주년…세계 2대 통화 부상했지만, 재정위기 등 악재로 신뢰 흔들

[사진=AP·연합뉴스]


유럽 단일 통화인 유로화가 내년 1월 1일 탄생 20주년을 맞는다. 유럽은 유로화의 역량을 키워 미국에 대항하는 거대 경제권을 만든다는 구상이었지만, 유로화는 초창기에 비해 체력을 많이 소진한 모양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유로화가 국제 결제 비중에서는 달러 다음 가는 세계 2위 자리를 굳혔지만, 종합적인 실력을 나타내는 실질실효환율이 20년 전의 93% 수준으로 쪼그라드는 등 세계 기축통화인 달러의 위상을 넘보기엔 아직 역부족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유럽 재정위기로 유로화에 대한 신뢰가 흔들린 가운데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결정을 비롯한 탈EU 바람이 유로 체제의 미래를 둘러싼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고 지적한다. 

국제결제은행(BIS)에 따르면 유로화의 실질실효환율은 도입시 100에서 지난 11월 92.7로 떨어졌다. 실질실효환율은 무역량을 반영해 산출한 명목실효환율에 물가변동을 반영해 구한다. 수치가 높을 수록 해당 통화의 상대적 가치도 높다.

유로화는 탄생 직후 미국의 금리상승 여파로 고전했다. 2000년 10월에는 달러/유로 환율이 1유로당 0.82달러 대 초반까지 떨어졌다.

미국에서 일어난 9·11 테러(2001년)와 정보기술(IT) 버블 붕괴(2002년)가 유로화에 반전의 계기가 됐다. 미국이 통화완화에 나서면서 유로화가 달러 대체 통화로 부상했다. 미국 투자은행 리먼브러더스 붕괴 사태 직전인 2008년 7월에는 달러/유로 환율이 사상 최고 수준인 1.6달러 대로 뛰었다.

하지만 같은 해 9월 터진 리먼 사태로 본격화한 글로벌 금융위기는 유로화 사용국, 이른바 유로존에 누적된 불균형을 노출시켰다. 2010년 그리스에서 시작된 유럽 재정위기가 더해지면서 유로화에 대한 시장의 신뢰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유로존은 재정위기에 따른 침체에서 벗어난 2013년 2분기부터 경제 성장을 이어오고 있지만, 평균 성장률로는 미국에 뒤처져 있다. 더욱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금리인상에 한창인 데 반해, 유럽중앙은행(ECB)은 올해로 양적완화(자산매입)를 중단하기로 했을 뿐 금리인상에는 착수하지 못했다. 유로화가 달러 강세를 따라잡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그나마 유로화가 국제 결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1월 현재 34.1%로 달러(39.6%) 다음으로 높다. 다만 세계 외환보유액 가운데 유로화 비중은 약 20%로 달러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6월 말 현재 국제 여신에서 유로화와 달러가 차지하는 비중도 각각 29.5%, 47.9%로 차이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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