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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넥스트 테크] 넷플릭스의 영화 실험 '리모컨으로 주인공 조종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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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진 기자
입력 2019-01-0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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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미러: 밴더스내치[사진=넷플릭스]


지난해 12월 28일 넷플릭스는 영화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를 공개했다. 말 그대로 새로운 형식의 영화였다. 미국언론은 '넷플릭스의 실험'이라고 지칭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시청자가 직접 주인공의 행동을 선택해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인터랙티브 영화'다. 시청자의 선택에 따라 이야기 전개가 달라진다. 넷플릭스가 밝힌 이 영화의 결말도 다섯 가지다. 영화 시간도 각양각색이다. 시청자 선택으로 가장 빠른 결론에 도달하면 40분 만에 영화가 끝난다. 평균 시청 시간은 90분가량이다. 주인공의 운명이 시청자의 손에 달린 것이다. 이런 탓에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소파에 등을 기대고 느긋하게 감상할 수 있는 영화는 절대 아니다.

이 영화를 보기 전 넷플릭스는 TV 리모컨이나 마우스, 조이패드를 손에 가까이 두라고 안내한다. 선택의 순간에는 화면에 두 개의 선택지가 나온다. 선택할 수 있는 시간은 10초 남짓. 조이패드의 경우 진동까지 지원해 긴장감을 더한다. 인터랙티브 영화에 대해 토드 옐린 넷플릭스 부사장은 "만약 나쁜 결과가 생기면 책임감으로 인해 더 많은 실망감을 느끼고 주인공에게 좋은 일이 생기면 자신이 선택했다는 생각에 훨씬 더 기분이 좋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블랙미러: 밴더스내치'는 1984년을 배경으로 젊은 게임 프로그래머 스테판(핀 화이트헤드)이 음침한 판타지 소설을 비디오 게임으로 만들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았다. 영화 속 스테판은 게임이 제대로 만들어지지 않자 시청자의 존재를 알아차리고 허공을 향해 "도대체 나를 조종하는 존재가 누구냐"고 소리치기도 한다. 영화를 즐기던 시청자는 스테판의 외침에 묘한 감정을 느끼며, 또다시 선택을 해야 한다.

넷플릭스는 인터랙티브 영화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이미 2017년 6월 '장화 신은 고양이 동화책 어드벤처'를 공개했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어린아이를 대상으로 한 영화로, 이야기 전개와 선택지 모두 단순하다. 넷플릭스는 이 영화를 리트머스 시험지로 이용해 '블랙미러: 벤더스내치'를 제작한 것이다. 미국 커뮤니티 사이트 '레딧'에는 벌써 영화 공략글이 올라왔다. 충격적이고 놀랍다는 반응도 줄을 이었다.

넷플릭스는 콘텐츠 기업이면서 플랫폼 기업이다. IT기술의 이해 속에 콘텐츠 기획과 제작이 진행된다. 이 때문에 넷플릭스는 새로운 방식의 영화를 실험하고 실제 만들 수 있었다. 1895년 파리의 한 카페에서 뤼미에르 형제가 최초의 영화를 상영하자 카페 속 인파는 놀라움과 충격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때의 충격이 지난 연말 넷플릭스에서 되풀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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