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증시가 31일(현지시간) 오름세로 한 해를 마감했다. 그러나 1년 전체로는 대표지수인 S&P500이 6% 넘게 떨어지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에 최악의 한 해로 기록됐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265.06포인트(1.15%) 오른 2만3327.46을 기록했다. S&P500지수는 2506.85로 21.11포인트(0.85%) 뛰고, 나스닥지수는 50.76포인트(0.77%) 상승한 6635.28을 나타냈다.
새해 본격화할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기대감이 호재로 작용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주말 트위터를 통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전화회담한 사실을 알리며, 협상이 잘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일각에서는 트럼프의 이 발언이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상황을 과장한 것인지 모른다는 지적도 나왔다.
미국 연방정부의 기능을 일부 마비시킨 셧다운 사태에 대한 우려도 투자심리를 제한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새 예산안에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반영해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으면서 셧다운 사태는 결국 새해로 연장되게 됐다.
주요지수가 이날 일제히 올랐지만, 한 해 전체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악의 성적을 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는 연간 기준으로 각각 6.2%, 5.6% 내렸다. 나스닥지수도 3.9% 떨어졌다. 다우와 S&P500은 2015년 이후 3년, 나스닥은 2011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으로 연간 기준 하락세를 기록했다.
주목할 건 4분기 들어 변동성이 급격히 커졌다는 점이다. 미국 경제전문방송 CNBC는 S&P500지수가 1~3분기에 오른 뒤 끝내 하락세로 한 해를 마감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라고 지적했다. 지수는 4분기에만 14%가량 추락했다.
4분기 중에도 흔히 '산타랠리' 기대감이 큰 12월 낙폭이 컸다. 3대 지수가 최소 8.7% 이상 떨어져 다우와 S&P500지수는 대공황이 한창이던 1931년 이후 최악의 12월 기록을 세웠다. 월간 낙폭이 금융위기 충격이 한창이던 2009년 2월 이후 가장 컸다.
미국뿐 아니라 일본에서 독일에 이르는 글로벌 주요 증시도 약세장에 진입하는 등 고전했다.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은 2018년 한 해 13% 떨어졌고, MSCI아시아태평양지수 15%, MSCI신흥시장지수는 16% 하락했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는 25% 가까이 떨어져 글로벌 증시 주요 지수 가운데 낙폭이 가장 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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