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국 수출이 사상 최초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새 역사'를 썼다.
정부는 이 같은 수출 성장세를 이어가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지만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올해 수출 여건이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정부는 새로운 수출시장 발굴과 산업경쟁력 강화 등을 통해 부정적 전망을 정면돌파한다는 방침이다.
◆ 지난해 수출 6055억 달러로 전년 대비 5.5%↑…'역대 최대'
지난해 우리나라 수출은 사상 처음으로 6000억 달러를 돌파하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성적표를 받았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018년 연간 수출액이 6054억7000만 달러를 기록, 전년 대비 5.5%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이는 사상 최대 실적으로 2위는 2017년 5737억 달러, 3위는 2014년 5727억 달러다.
수입 역시 사상 최대인 5350억 달러로, 무역액은 사상 최대인 1조1405억 달러를 기록하며 2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에 성공했다.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705억 달러로 10년 연속 흑자를 이어갔다.
세계 수출 순위는 2년 연속 6위를 지켰으며 세계 무역에서 우리 무역 비중은 역대 최대인 3.1%였다.
연간수출을 품목별로 보면 13대 품목 중 반도체·석유화학·일반기계 등 6개 품목 수출이 증가했다.
특히 반도체는 1267억 달러로 단일 품목 사상 세계 최초로 연간 수출액 1000억 달러를 돌파했다.
성윤모 산업부 장관은 "2018년 우리나라 무역금액이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고, 수출 또한 사상 최초 6000억 달러를 돌파했다"라며 "이는 대내외적으로 어려운 여건 속에서 모든 국민과 기업 관계자 등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신 결과"라고 말했다.
◆ 세계 경기 둔화에 미·중 무역분쟁 등 수출 여건 쉽지 않아
지난해 수출이 사상 최대를 기록했지만 올해는 이 같은 성장세를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세계적인 보호무역 확산과 미·중 무역분쟁, 세계 경기 회복세 둔화 등 수출 여건이 좋지 않은 데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은 경쟁력이 전만 못하다.
우선 세계 제조업 경기와 주요국 경제성장이 둔화하고 미국 등 선진국의 금리 인상으로 신흥국의 환율 변동성이 커지는 등 대외 환경이 나빠지고 있다.
자동차와 조선 등 주력산업의 경우 완전히 회복하지 못한 가운데 중국이 여러 분야에서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작년 약 30% 성장률을 기록하며 수출을 이끈 반도체는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수출 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내려앉을 전망이다.
특히 미·중 무역분쟁은 올해 수출 향방을 좌우할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우리나라 수출 1, 2위 국가인 중국과 미국의 갈등이 무역에 미치는 영향은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우리나라 대중 수출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간재 수출이 타격을 입는다.
무역분쟁으로 미·중 경제성장이 둔화하면 자연스럽게 한국산 제품 수입도 감소한다.
미국이 수입 자동차에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한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도 여전하다.
이 같은 이유로 산업연구원은 수출 증가율이 작년 6%대에서 올해 3.7%로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도 수출 증가율이 올해의 절반 수준인 3.1%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 "통상 파고, 정면 돌파…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달성하겠다"
정부는 올해 수출에 대한 부정적 전망을 정면 돌파해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수출시장·품목 다변화와 산업경쟁력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특히 미·중 의존도를 줄이고자 신(新)남방·신북방 국가와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으며 경제 영토를 넓히고 있다.
신남방·신북방 지역의 수출 비중은 2011년 17.8%에서 올해 20.8%로 증가했으며, 올해 아세안(ASEAN)·인도·독립국가연합(CIS) 수출은 역대 최대인 1160억 달러를 달성했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13대 주력품목 수출 비중이 2011년 82.1%에서 올해 77.7%로 낮아지고, 정부가 집중 육성하는 유망소비재와 신산업 품목 수출 비중은 증가했다.
정부는 올해 수출 성장세를 유지하기 위해 무역보험 등 수출기업에 대한 정책금융을 작년보다 12조원 늘어난 217조원으로 책정했다.
성 장관은 "미·중 무역분쟁 및 미국 자동차 제232조 등 통상이슈에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한편, 아세안 특별 정상회담 등을 활용한 신남방시장 개척 등 정책역량을 총동원해 부정적 전망을 정면으로 돌파할 계획"이라며 "이를 통해 2년 연속 수출 6000억 달러 달성을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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