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 가맹점주, 최저임금 적용 강행에 "야간영업 축소 고민"

주휴 수당까지 포함돼 고난 가중

영업축소, 점주이탈 가능성 커져

알바 자리 구하기 하늘의 별따기

인건비 부담, 주말근무하는 편의점주. [사진= 연합뉴스]

정부의 최저임금 적용 강행에 편의점 업계가 아우성을 치고 있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부터 지난해보다 10.9% 인상된 최저시급 8350원이 적용되면서 가맹점주들은 사실상 사업이 불가능한 수준이라고 불평을 쏟아내고 있다. 게다가 최근 처리된 최저임금법 시행령 개정안에서 주휴수당을 최저임금 산정에 포함시키도록 해 가맹점주들은 경영의 어려움이 더욱 커졌다는 반응이다.

가맹점주들은 지난해 12월 말 이 같은 정부의 결정에 항의해 꾸준히 시위를 벌이고 있다. 소상공인연합회는 지난해 헌법재판소 앞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 통과를 규탄하며 헌법소원 청구를 접수키도 했다. 해가 바뀌었지만 가맹점주들과 정부의 갈등은 현재진행형이다.

서울 강북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한 가맹점주는 “최저임금이 급속도로 올라 알바생이 필요한 야간영업에 대한 축소를 고민하고 있다”며 “편의점 아르바이트생 구인공고 게시판을 살펴보면 해가 바뀌면서 하루 전에 비해 씨가 마를 정도로 줄었다”고 말했다.

특히 일부 가맹점주들은 편의점 운영을 가족중심으로 전환하거나 위약금을 물더라도 사업을 접어버리는 결정을 고심하는 분위기다. 또 아르바이트생을 고용하더라도 주휴수당의 범위에 들지 않는 피크시간만 활용하는 방안도 꾸준히 이야기가 나온다.

편의점 가맹본사에서도 지난해보다 확대된 상생지원 대책수립에 나섰지만 거의 한계에 다다랐다는 반응이다. GS리테일의 경우 지난해보다 경영주의 이익분배율을 평균 8% 올렸지만 점주의 이탈을 막을지는 미지수다. BGF리테일의 경우 현재까지 일부 가맹점주들의 반대에 부딪혀 신년 사업계획 수립에 차질을 빚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편의점업계 최대 이슈로 떠오른 미니스톱의 인수 건도 이 같은 최저임금 인상 및 주휴수당의 적용이 협상 시간을 늘리고 있다는 관측이다. 인수의향을 보인 업체들이 규모의 확대를 위해 미니스톱을 원했지만 막상 인수 이후 수익성을 장담을 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에 최저임금 인상이 적용된 사업의 진행 흐름을 지켜보고 결정이 나올 가능성도 크다는 예상이 나온다. IB업계에 따르면 이미 롯데그룹의 세븐일레븐만 인수 의향을 비치고 있어 막판 금액을 두고 수익성 검토와 가격제시에 양사가 더욱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특히 미니스톱 매각 지연과 최저임금 상승의 여파로 편의점 업계는 현재 뒤숭숭한 분위기다.

편의점 업계 관계자는 “최저임금의 인상과 주휴수당의 포함으로 가맹점주들의 시장여건이 악화돼 이탈을 막기 위한 본사들의 움직임은 치열해졌다”며 “한편에서는 미니스톱의 인수가 지지부진해 자율규약 시행을 위한 상권의 정리에도 긴장감이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