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셧다운에 고립주의까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좌충우돌, 불확실성의 아이콘이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으로 세계 경제·금융시장을 뒤흔든 그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폐쇄) 사태를 촉발하며 격동의 2018년을 마무리했다.
트럼프의 새해 국정연설(State of the Union)은 이달 말에 있을 예정인데, 그는 그 전에 멕시코 국경을 방문한다는 방침이다.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셧다운 사태가 쉽게 끝나지 않을 것임을 시사한 것이기도 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이 예산안에 장벽 건설 예산을 온전히 반영하지 않는 한 셧다운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트럼프의 말을 곧이들어서는 안 된다고 경고한다. 이번 발언이 시장 불안을 해소하기 위한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신중론자들은 이달 둘째 주부터 본격화할 전망인 미·중 무역협상에서 '디테일(세부사항)'이 관건이 될 것이라며, 중국이 미국의 요구대로 경제·무역정책의 근본적인 변화를 수용할지는 미지수라고 지적한다. 협상이 실패로 끝나면 미국은 대중 폭탄관세 공세를 재개한다는 방침이다.
트럼프는 '미국 우선주의', '고립주의'도 재차 강조했다. 지난달 26일 이라크 바그다드 인근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전격 방문한 그는 "미국이 언제까지나 '세계의 경찰' 역할을 할 수는 없다"며 "미국은 세계의 호구(sucker)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트럼프의 고립주의 선언은 방위비 분담금 협상을 비롯한 한·미 동맹 문제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진핑 "100년간 못 본 변화, 자력갱생"
시 주석은 지난달 31일 오후 방송된 신년연설에서 '변화'와 '자력갱생'을 강조했다. 그는 "우린 지금 지난 100년간 보지 못했던 큰 변화에 직면해 있다"며 "국제정세가 어떻게 바뀌더라도 중국의 주권과 안전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 70년 동안 온갖 풍파를 이겨온 만큼 2019년에 어떠한 어려움을 만나도 서로를 의지해 자력갱생과 고군분투, 굳건한 믿음과 의지로 앞으로 나아가자"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 대내적으로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는 "감세로 기업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는 정책을 내세워 기업들이 경쟁에 나설 수 있게 해야 한다"며 "각 분야의 인재를 존중해 혁신과 창조의 활력이 충분히 발휘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외적으로는 세계는 하나라는 점과 중국의 역할을 강조했다. 그는 "중국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함께 발전해나가자는 진심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일대일로(一帶一路, 육·해상 실크로드)를 함께 건설하고, 인류운명공동체 구축을 지속 추진하는 등 더욱 아름답고 번영하는 세계를 만들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또 미·중 수교 40주년이 된 1일 트럼프 대통령에게 보낸 축전에서 "양국의 협력이 최선의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역사의 전환점, 내일을 개척하는 1년"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1일 신년사를 통해 올해가 역사의 큰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일본의 내일을 개척하는 1년이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일본에서는 오는 5월 1일 아키히토 일왕의 생전 양위로 나루히토 왕세자가 즉위한다. 생전 양위는 일본 헌정 사상 유례가 없는 일이다. 역사의 큰 전환점이 되는 셈이다.
다만 '내일 개척' 발언에는 개헌 의지가 담겨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아베 총리는 지난해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3연임에 성공하면서 2021년 9월까지 임기를 연장할 수 있게 됐다. 오는 11월 일본 최장수 총리가 되는 그는 일본의 '전쟁가능국가' 전환을 위한 '평화헌법' 개정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아베의 개헌 드라이브는 한국과 중국을 비롯한 주변국과 외교마찰을 일으킬 게 뻔하다.
그럼에도 아베는 신년사에서 '전후 외교 총결산'을 강조했다. 그는 "외교 면에서 큰 과제에 도전할 것"이라며 "북·미 정상회담, 러·일 평화조약 교섭, 중·일 신시대 도래 등 큰 전기를 맞아 전후 일본 외교의 총결산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푸틴도 고립주의··· "도와줄 친구 없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고립주의'를 천명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러시아는 도움의 손길을 내줄 친구가 없으며, 그럴 의지도 갖지 않을 것이라는 게 푸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대목이라고 전했다. 그는 대신 사회·경제적인 문제를 풀기 위한 러시아인의 단결을 강조했다.
'스토롱맨'으로 불리는 트럼프와 푸틴의 고립주의는 이른바 'G-제로(G-Zero)' 리스크(위험)를 키울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G-제로 리스크는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세계질서를 이끄는 주도세력이 없는 데 따른 지정학적 불확실성을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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