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 숨진 강북삼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임세원 교수를 향한 애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생전 임세원 교수가 SNS에 올린 글이 주목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임세원 교수는 자신의 SNS에서 정신과 환자를 대하는 본인의 마음가짐을 글로 표현했다.
임 교수는 “얼마 전 응급실에서 본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쓰신 선생님이 화제가 됐던 적이 있다”며 “정신과도 만만치 않다. 삶의 가장 힘겨운 밑바닥에 처한 사람들이 한가득 입원해 있는 곳이 정신과 입원실”이라고 말했다.
그는 “고통은 주관적 경험이기에 모두가 가장 힘든 상황이다. 관찰자 입장에서 보면 참혹함이 느껴지고 도저히 사실이라고 믿어지지도 않을 정도로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라고 말했다.
임세원 교수는 정신과 환자들에게 받은 편지에 대한 이야기도 풀어냈다. 그는 “유달리 기억에 남는 환자들은 퇴원하실 때 내게 편지를 전하고 가는 경우가 많다”며 “그렇게 20년 동안 받은 편지들을 꼬박꼬박 모아 놓은 작은 상자가 어느새 가득 찼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나 또한 그분들에게서 삶을 다시 배운다”며 “이번 주말엔 조금 더 큰, 좀 더 예쁜 상자를 사야겠다”고 맺었다.
한편, 임세원 교수는 지난달 31일 오후 5시 44분경 서울 강북삼성병원 복도에서 담당 환자인 박모씨가 휘두른 흉기에 찔려숨졌다. 박씨는 조울증을 앓고 있었으며 입원치료를 받다가 퇴원해 수개월간 병원을 방문하지 않았다고 한다.
박씨에 대한 구속영장실질심사는 오늘 오후 3시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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