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압박 의혹 제기한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결국 검찰행....공익제보자 아닌 일탈자로 낙인 찍히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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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태 기자
입력 2019-01-02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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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재부, 2일 신재민 전 기재부 사무관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 고발

  • 세종 관가, 확실한 논증없는 폭로성 일탈에 대한 국정운영 어려움 우려감 높여

  • 신재민 전 사무관, 2일 오후 3시 긴급 기자회견 열고 영상 게재 배경 설명 나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 [연합]


청와대의 정부부처 압박설 의혹을 제기한 신재민 전 기획재정부 사무관이 공익제보자보다는 일탈자로 낙인이 찍히는 분위기다.

기재부는 즉각 신 전 사무관을 검찰에 고발조치키로 결정, 추가적인 비밀 누설 가능성을 원천봉쇄하기로 했다.

공익 차원보다는 국정 운영에 차질을 우려해 자칫 경제활력에 집중했던 행정력이 분산되는 것을 막고, 불필요한 정치적인 논쟁도 일단락시킨다는 차원에서다. 특히 동영상 게재 이후 후원금 모금까지 나선 신 전 사무관의 행동이 논란을 키우며, 공익을 위한다는 진정성마저도 훼손시켰다는 지적도 이어진다.

기획재정부는 2일 신 전 사무관을 '직무상 비밀 누설'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29일 유튜브 채널에 처음 동영상을 올린 지 나흘 만에 검찰 고발이 결정된 상황이다.

신 전 사무관은 지난달 29일 청와대의 KT&G 사장 교체 압박설과 함께 30일 적자 국채 발행 압력설을 제기했다. 또 지난해 5월 일부 보고된 KT&G 사장 교체에 대해 청와대 입김이 있었다는 보고서를 외부에 유출한 자가 본인이라는 점을 시인했다.

그는 또 적자 국채 발행 의혹과 관련, 당시 차관보와의 카톡 메시지도 공개하기까지 했다. 여기에 추가적인 폭로 가능성을 동영상을 통해 암시한 바 있으며 이를 실행했다.

다만 기재부는 신 전 사무관의 주장을 정보 부족에서 나타난 일종의 일탈로 바라보는 분위기다.

기재부는 공식 해명자료를 통해 신 전 사무관이 KT&G 사장 교체와 관련한 청와대 개입설에 대해 담당 업무를 맡지 않아 이를 명확히 판단할 수 있는 위치가 아니라는 점을 재차 강조하고 있다.

국채 발행과 관련해서도 청와대의 의견 및 부처별 의견을 종합적으로 판단하고 상호 이견에 대해서는 충분히 토론할 가능성에 대해 설명했다.

기재부는 청와대의 강요가 없었다는 것에 초점을 맞췄다. 더구나 결론적으로 적자 국채 발행과 관련, 기재부의 당초 의견대로 행정 처리가 된 점도 강조됐다.

이렇다 보니 진실 공방을 앞둔 신 전 사무관의 논리가 상당부분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공개한 카톡 메시지 역시 청와대의 압박설을 증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신 전 사무관이 특정 교육그룹의 광고를 자신의 영상에 게재한 것과 유튜브 채널에 자신의 계좌를 올려놓고 후원금 모금을 호소한 점 역시 공익을 위한다는 진정성에 흠집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논란에도 신 전 사무관의 유튜브 채널은 나흘 만에 2만여명의 구독자를 모집했다. 각각 영상은 17만회, 13만회의 시청 횟수를 기록했다.

유튜브 댓글 중에는 그를 응원하는 글이 다수 보이는 상황이지만, 일부 네티즌은 이런 상황에서 차라리 유튜버로 나서라는 조언을 하기도 한다.

세종 관가에서는 확실한 논증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갑작스런 폭로성 고발이 공직문화에도 다소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다.

한편 신 전 사무관은 이날 오후께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당시 바이백 취소와 관련, 김동연 전 부총리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채무비율을 제시하며 국채 발행액을 지시한 사실이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청와대(차영환 전 경제정책비서관)가 기재부 쪽 과장·국장을 질책, 부채 발행 관련한 의사결정이 하루 만에 변경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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