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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경제에 활력을⑤]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 '구미산업단지', 제2의 도약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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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승길 기자
입력 2019-01-03 1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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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미산단의 쇠락…수출액·생산액·근로자 수 급감

  • 반세기 산업 인프라 바탕 첨단전자·부품소재산업의 융복합혁신단지 구축

구미국가산업단지 전경. [사진 = 한국산업단지공단]


국가산업단지의 쇠락을 얘기할 때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곳이 있다. 한국 전자산업의 '메카'로 불렸던 구미국가산업단지가 그곳이다.

구미가 한때 '해가 지지 않는 도시'라는 별칭이 붙었던 건 구미산단 덕분이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이 입주하며 전자·반도체 생산기지로 이름을 떨치며, 우리나라 전자산업의 성공 신화를 썼다.

그러나 2003년 LG전자가 디스플레이 분야 생산라인을 파주로 이전하고, 2010년 삼성전자가 휴대전화 생산시설을 베트남으로 옮기면서 활기가 꺾이기 시작했다.

특히 지난해 6월 삼성전자가 구미사업장 네트워크 사업부를 수원으로 이전한다고 밝히면서 가라앉은 분위기는 더 무거워졌다.

현재 구미산단은 조성 이래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대기업의 이탈 등으로 수출·생산액, 근로자 수가 수년째 내리막길을 걷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구미산단은 제2의 도약을 꿈꾸고 있다. 반세기 축적된 산업 인프라를 바탕으로 정보기술(IT)기반 첨단전자·부품소재산업의 융복합혁신단지를 구축해 2024년까지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중견기업 480개사를 육성하겠다는 목표다.

지난달 20일 찾은 구미국가산업단지 중소기업 밀집 블록. [사진 = 노승길 기자]


◆ 구미산단의 쇠락…수출액·생산액·근로자 수 급감

1971년 한국전자공업공단으로 시작한 구미산단은 국내 최대의 전자산업 집적지이자, 내륙 최대의 수출기지로 성장했다. 1단지 착공 시기가 1969년이니, 올해로 착공 50주년이다.

미세먼지가 자욱했던 지난달 20일 찾은 구미산단은 날씨만큼이나 답답한 모습이었다. 곳곳에 문이 닫힌 공장들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고, 공장 펜스에는 '매매'나 '임대'를 알리는 현수막이 나부꼈다.

실제 구미산단이 보여주는 경제 수치들은 이 같은 상황을 대변한다.

2011년 75조7000억원에 달했던 생산액은 2014년 48조6000억원, 2017년 44조4000억원까지 떨어졌다. 수출액도 2011년 332억 달러에서 2017년 288억 달러로 급감했다.

근로자 수 역시 2014년 10만명을 넘기고 2015년 10만2000명까지 늘었지만, 2016년 9만5901명으로 10만명선이 무너졌고, 2017년에는 9만5153명으로 또다시 줄었다.

이는 모바일과 디스플레이 대기업이 해외 또는 경기도로 이전하고, 1·2차 밴드가 함께 빠져나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또한 전자업종 밀집의 구미공단이 내수불황에다 중국 기업과의 경쟁에서 밀려 동력을 잃은 영향도 컸다.

모바일의 경우 2014년 근로자 수 4만290명, 수출액 68억 달러에서 2016년 2만488명, 49억 달러로 급감했다. 디스플레이도 같은 기간 근로자 수 2만118명, 수출액 82억 달러에서 1만5199명, 49억 달러로 쪼그라들었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물론 협력업체들이 대거 빠져나가는 탓에, 업체 가동률이 2015년 78.6%에서 지난해 6월 67.4%까지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구미산단의 침체는 단지 내 상권에도 영향을 미쳤다. 구미산단 내 상가 공실률은 43.5%(전국 평균 10.6%)로 전국에서 가장 높다.

구미산단 1단지에서 10년 넘게 식당을 운영 중이라는 A씨는 "평일 점심 장사만으로 버티고 있는 상황이다. 저녁 손님은 몇 해 전과 비교해 반 토막 났고, 주말에는 아예 거리에 사람이 없다"며 "구미가 고향이라 구미산단을 떠날 순 없고, 새 단지(5단지·하이테크밸리)로의 이전을 고민 중"이라고 말했다.

[사진 = 노승길 기자]



◆ 반세기 산업 인프라 바탕 첨단전자·부품소재산업의 융복합혁신단지 구축

구미산단이 처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은 사실이나, 이미 변화의 바람은 불고 있다.

구미산단은 △산업단지 구조고도화사업 △미니 클러스터 운영 △청년친화형산단 선정 등 전기를 마련하며 부활을 꿈꾸고 있다.

특히 △산단 입주업종의 고부가가치화 △기업지원서비스 강화 △산업 기반시설 및 공공시설 유지·보수·개량 및 확충 등을 통해 기업체 유치를 촉진하고, 입주기업체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사업인 산업단지구조고도화사업이 착실히 진행 중이다.

구미산단은 2009년 구조고도화사업 시범단지 지정 후 단지 내 입주기업의 수요에 부응하는 입지공간 조성, 편의시설 확충 등 2196억원을 투자해 다양한 구조고도화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 업종·기술 분야별 기업, 대학, 연구소, 지원기관 등 지역의 혁신 주체로 구성된 산학연 협의체(미니클러스터)의 네트워킹과 공동협력 활동지원을 통해 정보교류와 상호 학습을 도모하는 점도 눈에 띈다.

지난해 한국산업단지공단 대구경북지역본부는 14개 미니클러스터를 구성해 기술세미나, 포럼, 과제발굴회의 등 총 944건의 네트워크 활동에 참여인원 2만664명을 기록했다.

본부는 올해 △산단환경개선펀드 △휴·폐업 공장 리모델링 △소규모 복합문화센터 등 정부 예산이 우선 지원되도록 해 창업공간 제공과 근로·정주환경을 개선할 예정이다.

권기용 산단공 대구경북지역본부장은 "IT기반 첨단전자·부품소재산업의 융복합혁신단지 구축을 통해 2024년까지 수출 500억 달러 달성, 중견기업 480개사를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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