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주칠 변화의 폭과 깊이는 이전과는 비교가 안 될 정도로 넓고 깊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비하는 우리의 각오도 이전과는 달라야 한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3일 오후 서울 롯데호텔에서 열린 범 금융권 신년인사회에서 신년사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우리 앞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와 동시에 ‘혁신’을 이뤄내야 하는 어려운 과제가 놓여 있다”고 말했다.
이는 글로벌 무역분쟁을 필두로 대내외 악재들이 산재돼 있는데다 핀테크 및 블록체인 등 신기술이 빠른 속도로 발전해 나가고 있는 만큼 이에 대한 철저한 대비를 주문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오늘 이 자리에서는 새해를 맞아 서로 덕담을 나누는 것이 마땅하겠으나, 그렇게만 하기에는 우리를 둘러싼 환경이 결코 녹록지 않은 것이 현실”이라면서 “밖에서는 지난해 겪었던 대외여건의 어려움이 올해에도 이어지면서 글로벌 경기둔화 움직임이 뚜렷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으로는 기업 투자활동이 위축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약화되고 있다”면서 “그러는 사이 거세게 일고 있는 4차 산업혁명의 파고는 가뜩이나 더딘 우리의 신성장동력 창출 노력을 더욱 재촉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총재는 “인공지능 확산과 부문간 융・복합에 따른 금융산업 환경의 급변에 적극 대비해야 한다”면서 지난 11월 미래학자들이 전망한 ‘2019년 세계미래보고서’의 내용을 예로 들고 “금융업에 닥칠 대표적인 변화로 은행과 기술기업 간 경계가 붕괴되고 있으며 보다 혁신적이고 개방적인 금융생태계를 예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재는 지난해 녹록지 않은 환경에서도 안정적인 경제 환경을 만들어 가는데 힘써준 금융인들의 노고도 잊지 않았다.
그는 “돌이켜보면 지난해는 미・중 무역분쟁과 미 연준의 금리인상, 신흥국 금융불안 등으로 대외여건의 불확실성이 매우 높았던 한 해였다”면서 “국내에서도 체감경기의 위축과 고용 부진, 가계부채 누증 등 어려움이 적지 않았다”고 한 해를 되돌아 봤다.
이어 “이처럼 어려운 안팎의 여건에서도 다행히 우리 경제의 안정기조는 크게 흔들리지 않았고 대외신인도 또한 양호한 수준을 유지할 수 있었다”며 “이는 금융인 여러분들의 노고에도 힘입은 바 크다”고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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