쿡 CEO는 애플의 1분기 매출을 5%에서 9% 하향 조정한다고 발표했다. 원래 890억∼930억 달러를 예상했는데, 840억 달러 정도에 그칠 것으로 전망한 것이다. 애플의 실정이 이런데 다른 IT 대기업들의 실적도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면서, 결국 우려했던 글로벌 경기 둔화가 현실화 되고 있다는 우려가 급속하게 확산되고 있다.
애플의 매출 급감은 중국내 판매 부진이 일차적 원인이다. 애플은 지난 9월부터 신형 아이폰 3종(XR/XS/XS맥스) 판매에 돌입했지만 비싼 가격에 민감해진 중국인들이 이를 외면하고 있다. 또한 미·중 관계 악화로 중국인들의 미국산 제품 불매 운동이 본격화한 것도 주요 원인이다. 지난 달 1일 화훼이 멍완저우(孟晩舟) CFO가 미국의 요청으로 캐나다에서 체포된 이후 중국인의 애국심을 자극한 결과다. 애플의 전체 매출 가운데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 가량이다.
쿡 CEO는 “우리는 주요 신흥 시장에서 몇 가지 도전을 예상했지만, 특히 중화권에서 경제적 감속의 규모를 예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2018년 하반기부터 중국 경제가 둔화되기 시작했으며 미국과의 무역 갈등으로 이 같은 현상이 심화됐다”며 “금융 시장에 불확실성을 안겨주는 분위기가 형성됨에 따라 스마트폰 시장도 위축됐다”고 덧붙였다.
'차이나 쇼크' 외에도 대당 1000달러가 넘는 고가의 최신 아이폰X 업그레이드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도 실적 부진의 배경이다. 또 미국 등 선진시장에서 프레미엄폰에 대한 교체 주기가 평균 2년에서 3년으로 연장되면서 역성장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이같은 상황을 반영해 애널리스트들은 올해 애플의 아이폰 판매 전망을 하향 조정하고 있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올해 아이폰 판매량을 2억1300만대에서 2억대로 하향 조정했다.
애플에 대한 월스트리트의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애플이 그동안 위기설에 침묵하다가 갑자기 비관론으로 돌아서면서 그동안 주가 하락은 과도했고 조만간 다른 미국 대표적 IT 대기업들과 상승 장을 주도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찬물을 끼얹어 버렸기 때문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를 내세워 촉발한 미·중 무역전쟁이 외려 자국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CNBC와 블룸버그 등 주요 외신은 애플의 비관적 전망이 미·중 무역전쟁에 보내는 경고장이라고 풀이했다.
미·중 무역 분쟁이 해결되지 않는 이상 애플 등 미국의 주요 IT 기업들은 의 고전은 올해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일부에서는 애플發 쇼크가 무역 전쟁의 새 변수로 돌출하는 게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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