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시장 전망은 아직 '산 넘어 산'이다. 기술적인 반등, 2000선을 되찾은 코스피를 두고도 이런 의견이 많다. 투자심리를 억눌러온 악재는 그대로다. 외국인·기관 투자자가 수급에서 공수를 맞바꾼 점도 부담스럽다.
◆2000선 다시 무너질 가능성 여전
코스피가 2000선을 또다시 내줄 수 있다는 우려는 사라지지 않았다. 6일 주요 증권사가 내놓은 주간 코스피 예상범위는 1950~2060선 사이에 형성돼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예상범위를 1950~2000선으로 제시해 가장 신중했다. KTB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각각 1950~2050선, 1980~2060선으로 내놓았다.
코스피는 새해 들어 4일까지 2041.04에서 2010.25로 1.51%(30.79포인트) 하락했다. 지수는 한때 1993.70까지 내려앉기도 했다. 2년여 만에 최저치였다.
기관 매물이 지수를 끌어내렸다. 같은 기간 기관은 2482억원을 순매도했다. 외국인도 523억원을 팔았고, 개인만 2702억원을 샀다. 마지막 거래일인 4일에는 수급이 다시 한 번 꼬였다. 기관은 2262억원을 사들이고, 외국인은 1263억원을 팔았다. 서로 위치를 바꾼 것이다.
미국 다우와 S&P500, 나스닥은 새해 들어 제각기 0.45%, 1.00%, 1.56% 올랐다. 3개 지수가 마지막 거래일인 4일 많게는 4% 넘게 뛴 덕에 주간 기준으로는 상승 마감했지만, 그만큼 부침이 심했다.
세계 경기선행지수가 떨어지고 있고, 최대 교역국인 중국 경기지표도 나빠지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상장법인 실적 예상치가 꾼준히 하향 조정돼왔다. 메리츠종금증권은 2018년 4분기 코스피 상장법인 순이익을 145조원으로 내다보았다. 예상치가 한 달 남짓 만에 9% 넘게 줄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당분간 매도우위 구도가 불가피하다"라며 "경기와 실적 모두 버팀목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잇단 대내외 이벤트 눈여겨봐야
새로운 한 주도 나라 안팎에서 굵직굵직한 이벤트가 꼬리를 물겠다.
먼저 미·중 무역협상이 7~8일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다. 여기서 괜찮은 결과가 나올 거라는 전망도 있다. 무역분쟁이 미국 경기에도 큰 타격을 주고 있어서다. 그렇더라도 무역분쟁 자체는 장기화할 공산이 크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고위인사와 주요지역 연방은행 총재는 현지시간 9~10일 연달아 연설에 나선다. 여기서 통화긴축을 완화(기준금리 인하)하는 메시지가 나와도 약발은 강하지 않을 수 있다. 연방준비제도가 애초 계획과 달리 기준금리를 내리기로 해도 이조차 시장에 드러나 있는 정보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완화 신호만으로는 주가 상승동력이 될 수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경기지표가 더 중요해졌다. 중국은 오는 9일 2018년 12월 수출지표를 내놓는다. 같은 해 11월 수출지표는 전년 동기에 비해 5.4% 성장하는 데 그쳤다. 애초 예상치(10%)를 크게 밑돌았다.
김두언 KB증권 연구원은 "중국 수출 증가율이 마이너스(-)로 돌아설 가능성도 있다"며 "수출 증가율보다 5개월가량 빨리 움직여온 차이신(중국 경제매체)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12월 들어 추가적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산업별 이벤트도 눈여겨봐야겠다. 세계적인 전자제품 박람회인 미국 소비자 가전 쇼(CES)가 현지시간 8~11일 열린다. 역시 전 세계가 주목하는 바이오 산업 이벤트인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도 7~10일로 잡혀 있다.
해마다 JP모건 헬스케어 콘퍼런스가 열리는 1월이면 바이오 업종지수가 대체로 오름세를 탔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벤트 관련종목은 단기적으로 시세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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