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부터 최저임금이 10.9% 오르면서 외식업계가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인건비, 전기료 등 줄일 수 있는 비용을 최대한 줄여야 버틸 수 있다는 것이다.
일요일인 지난 6일 오후 10시경 홍대를 찾았다. ‘젊은이의 거리’란 명성에 걸맞게 홍대입구역 앞 사거리부터 합정역으로 이어지는 구간까지 사람과 불빛으로 가득했다. 자정을 넘기자 골목 사이사이 간판 불이 꺼지고 한산한 분위기가 감돌기 시작했다. 일반 음식점은 오후 10~11시, 주점은 새벽 2시 대부분 영업을 끝내기 때문이다. 24시간 영업이라고 간판에 써둔 가게들도 실제로는 새벽 1~2시까지 마지막 주문을 받고, 일주일 중에 하루를 온전히 쉬거나 문을 늦게 여는 식이었다. 홍대 삼거리포차 별밤은 문 닫는 시간을 과거 새벽 5시에서 3시까지로 2시간가량 당겼다.
대형 프랜차이즈 관계자는 “매장 매출은 고정돼 있거나 소폭 느는 데 비해, 고용하는 아르바이트 직원은 일의 양이나 업무 강도는 똑같으면서 임금이 10% 이상 올랐다. 점주들 입장에서는 수익이 당연히 감소한다”며 “그러면 아르바이트 직원들 근무 시간을 조정해 손실 부분을 보전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2016년 정점을 찍었던 24시간 영업 매장은 줄어드는 추세다. 롯데리아 24시간 매장은 지난해 말 기준 134개로 전년 대비 28개 감소했다. 버거킹도 35개에서 19개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커피 전문점 ‘탐앤탐스’는 2018년 6개, 올 들어 1개 연이어 24시간 매장을 줄였다. 현재 탐앤탐스 24시간 매장은 전체 433개 가운데 5분의 1 수준인 93개에 불과하다.
영업시간 단축뿐만 아니라 키오스크(무인계산기) 도입도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한 치킨업체에 따르면 최저임금 인상분을 고려했을 때, 키오스크의 대체 인력효과는 20% 수준에 달한다. 롯데리아와 맥도날드 등 대형 프랜차이즈는 전체 매장의 60%에 키오스크를 도입했다. 버거킹도 키오스크 도입 매장이 절반을 넘어섰다.
최저임금발 한파는 비단 대형프랜차이즈뿐만 아니라 ‘골목식당’에도 불어닥쳤다. 지하철 2호선 당산역 앞에서 10년 가까이 장사를 하고 있는 24시간 분식집도 최근 키오스크 기기를 설치했다. 10평 남짓한 공간에서 배달과 홀 서빙, 조리까지 해야 하기 때문에 일일이 사람이 주문을 받을 수가 없다는 설명이다.
상권과 자본력에 따른 ‘빈익빈부익부’ 현상도 존재했다. 24시간 운영 매장은 역세권에 자본력으로 버틸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정도가 대부분이었다.
할리스커피의 경우 새롭게 문을 연 홍대입구역점은 24시간 운영하지만, 지하철 역에서 도보로 10분가량 떨어져 상대적으로 심야시간 유동인구가 적은 홍대 앞 매장은 금~토요일에만 밤새 문을 연다. 당산역 앞도 마찬가지다. 오래된 분식집을 제외하면 할리스커피 정도만 24시간 운영을 한다.
외식업계 관계자는 “대기업도 힘든 건 마찬가지지만 약자인 자영업자와 중소기업들이 죽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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