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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국민은행 노조 파업 ‘초읽기’… 고객들 불편‧기업이미지 타격 ‘불 보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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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성모 기자
입력 2019-01-07 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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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영진 54명 사직서 제출 '맞불'

[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 노조가 8일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국민은행 경영진이 일괄 사직서를 제출하는 맞불을 놓으면서 노사 간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실제 파업이 이뤄질 경우 고객 피해와 은행 이미지 추락도 불가피해 보인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4일 KB국민은행 경영진 54명은 모두 허인 은행장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 KB국민은행 경영진은 “노조가 파업의 명분이 될 수 없는 과도한 요구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상식과 원칙을 훼손해가면서까지 일방적인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고 사직서 제출 배경을 밝혔다.

김남일 영업그룹대표 부행장을 비롯한 KB국민은행 임원 16명은 지난 3일에도 파업 참여를 재고해달라는 내용의 영상을 방송했다.

김 부행장은 “3000만명의 고객, 이 소중한 고객과 함께 피와 땀으로 쌓아 올린 리딩뱅크의 위상을 우리 스스로 허무는 일은 없어야 한다”며 “총파업이라는 돌이킬 수 없는 상처만큼은 있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사측의 이같은 설명에도 노조 게시판에는 사퇴에 대해 ‘지나가는 개가 웃을 일’이라는 등의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반감이 나오는 것이다.

문제는 파업이 강행될 경우 고객들의 피해와 기업 이미지 훼손이 불가피하다는 점이다. 비대면 고객들이 증가하고 있기는 하지만 여전히 영업점을 방문하는 어르신 및 법인 고객들은 단 하루 파업일지라도 불편으로 이어질 수 있다.

벌써부터 동요하는 은행 이용자들도 나타나고 있다. 누리꾼들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내 적금 빼야하나’, ‘다른 은행으로 갈아타자’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노조 측도 부담은 크다. 고액연봉을 받는 ‘가진 자들의 파업’이라는 눈총에서 자유롭지 못하기 때문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국민은행 전체 직원의 평균 연봉은 9100만원이다. 이는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지난해 전체 근로자의 평균연봉(3475만원)의 세 배에 가까운 금액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
하는 일에 비해서 연봉 9100만원이 적다고 생각하면 그만두면 된다”는 반응이 많다. 또 “영업이익 대부분이 예대마진인데 무슨 성과를 올렸느냐는 반응도 있다.

시기상으로도 적절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대규모 희망퇴직이 진행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국민은행 노사 대립의 쟁점은 성과급 규모와 임금피크제 적용 시점이다. 노조는 올해 성과가 전년 대비 확대된 만큼 지난해 수준 성과급(300%)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사측은 올해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렵다며 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또한 성과급 제도를 자기자본이익률(ROE)의 10% 달성으로 바꾸자고 제안한 상태다. 노조는 ROE가 목표치에 미달할 경우 성과급 규모가 축소되는 만큼 난색을 보이고 있다

임금피크제 적용시점도 갈등 요소다. 사측은 지점장들이 평균 5.5개월 임금피크제를 먼저 시작하기 때문에 1964년생 직원들은 업무와 상관없이 내년 1월 또는 7월부터 임금피크제를 적용하겠다는 방안을 내놓았다. 하지만 노조는 도입 연령 시점을 만 56세로 1년 늦추는 것을 요구하고 있다. 또 연차가 쌓여도 승진하지 못하면 임금 인상이 제한되는 페이밴드 제도가 전 직급으로 확대되는 것 역시 노조는 폐지를 주장하고 있다.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해 임단협 최종 결렬 후 중앙노동위원회 조정을 거쳤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KB국민은행 노조는 오는 8일 하루 경고성 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파업이 이뤄진다면 2000년 이후 19년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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