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닝시즌 눈높이를 낮추라는 의견 일색이다. 일찌감치 상장법인 실적 예상치가 하향 조정돼왔고, 이번 1분기도 경기나 기업 실적이 크게 나아지기를 기대하기는 어렵겠다. 유망종목으로도 통신이나 미디어, 유통 같은 경기방어주만 꼽히고 있다.
◆26개 업종 가운데 21개 부진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2018년 4분기 잠정실적을 8일 내놓으면서 새해 첫 어닝시즌을 연다.
전망은 매우 흐리다. KB증권이 이달 3일까지 집계한 4분기 코스피 상장법인 영업이익 예상치는 한 달 남짓 만에 9% 가까이 줄었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미국발 금융위기가 일어난 2008년 이후 가장 큰 하향 조정"이라고 말했다.
증권정보업체인 퀀트와이즈와 KB증권은 코스피 전체 업종 26개 가운데 80%를 넘어서는 21개가 부진할 것으로 내다보았다. 이익 예상치가 나아진 업종은 화학과 건설, 조선, 자동차, 통신서비스 5개뿐이다. 이마저도 시장 전반에 미치는 기여도가 크지 않다. 김영환 연구원은 "5개 업종이 실적을 늘렸지만, 모두 합친 증가액은 860억원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미 낮춘 눈높이에도 못 미치는 실적이 나올 가능성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해마다 마지막 분기 실적은 일회성 비용처리로 예상치를 밑돌아왔다"라며 "이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2018년 4분기에는 이익이 1년 전보다 줄어들 수 있다"고 말했다.
◆귀한 실적개선주 더욱 주목
실적개선주 몸값은 더욱 뛰겠다. 시장 전반적인 전망이 어두울수록 믿을 건 실적뿐이라는 얘기다.
먼저 2018년 4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으로 점쳐지는 기업을 눈여겨봐야 한다. 증권정보업체인 에프앤가이드는 이런 종목으로 15곳을 꼽았다. 대우건설과 현대위아, 현대미포조선, 게임빌, 오스템임플란트, AP시스템, 현대로템, 대우조선해양이 여기에 이름을 올렸다. 한국항공우주와 한국카본, BNK금융지주, 현대그린푸드, 삼성생명, SK디앤디, 이수페타시스도 마찬가지다.
새해 실적이 좋아질 종목도 주목해야 하겠다. 대신증권(이경민 연구원)은 이를 기대할 만한 종목으로 하나투어와 넷마블, 한세실업, 카카오, 이수화학, 일진머티리얼즈를 제시했다. CJ대한통운과 컴투스, 포스코켐텍, 서울반도체, 대한항공, 쌍용양회, 메리츠화재도 나란히 꼽혔다.
경기에 민감하기보다는 방어적인 종목이 유리해 보인다. 이진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경기에 둔한 유틸리티와 통신에 주목해야 한다"고 전했다.
KB증권은 선호업종으로 통신서비스와 미디어, 레저, 화장품, 유통, 건설을 제시했다. 반면 자동차와 디스플레이, 정보기술(IT) 하드웨어, 가전, 에너지에 대해서는 비중축소 의견을 내놓았다.
그나마 주요국 주식시장이 매를 일찍 맞았다는 점은 다행스럽다. 코스피는 이날 1.34% 오른 2037.10을 기록했다. 외국인(560억원)·기관(1637억원)이 나란히 저가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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