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골프가 ‘장타의 시대’로 탈바꿈했다. ‘드라이버 샷은 쇼, 퍼팅은 돈’이라는 골프계 격언도 이젠 옛말. ‘드라이버 샷은 투자, 퍼팅은 저축’이라는 말로 바꿔야 할 분위기다. 또 올해부터는 골프 규칙을 전면 개정해 속도감을 높였다. 2019년 골프 트렌드는 더 멀리, 더 빠르게 쳐야 하는 장타와 스피드다.
1990년대 대표적인 ‘장타왕’으로 군림했던 존 댈리(미국)는 1997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최초로 평균 드라이버 샷 비거리 300야드를 넘겼다. 21년이 지나 후배들을 바라보는 댈리는 머쓱해졌다. 지난해 PGA 투어에서 평균 300야드 이상을 보낸 선수만 무려 60명이다. 세계랭킹 ‘톱5’ 가운데 4명이 평균 310야드 이상을 보냈다. 2018년을 세계랭킹 1위로 마무리한 브룩스 켑카(미국)는 시즌 평균 313.4야드를 기록한 장타자다. 또 올 시즌 데뷔 2경기 만에 우승을 차지한 카메론 챔프(미국)는 5경기 평균 328.2야드를 보내는 괴력을 선보였다. 이 같은 현상은 여자 골프에서도 두드러졌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나란히 3승을 수확한 박성현과 아리야 쭈타누깐(태국)은 드라이버 샷 평균 265야드 이상을 보낸 장타자들이다. 또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도 발을 맞췄다. 지난해 드라이버 샷 평균 250야드 이상 보낸 11명의 선수 가운데 7명이 시즌 29개 대회의 41.4%에 해당하는 12승을 합작했다.
올해는 화끈한 ‘장타의 시대’를 넘어 박진감 넘치는 ‘스피드의 시대’가 펼쳐질 전망이다. 올해 1월 1일부터 적용되는 새 골프 규칙을 살펴보면 스피드를 강조한 골프의 현대화에 초점을 맞췄다.
스피드 골프의 대표적인 변화가 ‘레디 골프’다. 지난해까지 홀에서 멀리 떨어진 볼부터 쳐야 했던 플레이 순서를 파괴해 ‘기다림’을 줄이자는 취지다. 단 선수들끼리 서로 사인을 보내 준비된 플레이어부터 볼을 치면 된다. 그린 위에서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깃발을 꽂은 채 퍼팅을 해도 벌타가 없고, 스파이크 자국도 수리할 수 있어 짧은 거리에서도 마크하던 배려의 시간을 줄일 수 있는 여지를 만들었다. 또 공을 찾는 시간은 5분에서 3분으로 줄였고, 스트로크는 40초 이내에 하도록 권장한다. 도저히 칠 수 없는 벙커에서 힘겹게 시간을 낭비할 필요도 없다. 2벌타를 받으면 벙커 밖으로 나와 플레이가 가능하다. 캐디가 플레이어의 타깃 정렬이 맞았는지 확인하는 것도 금지돼 어드레스 후 샷까지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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