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협상 시작됐지만…시한 내 합의 쉽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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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이재호 특파원
입력 2019-01-07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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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7~8일 베이징서 차관급 협상 개최

  • 쟁점 광범위, 협상시한 연기설 솔솔

  • 美 이행상황 점검요구, 中 양보할까

7일 베이징에서 중국과 무역 협상을 마친 미국 측 대표단이 협상 장소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미·중 양국이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뒤 첫 대면 협상에 나섰다.

쟁점이 많아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는 가운데 벌써부터 협상 시한 연기 가능성이 제기된다.

합의에 이르더라도 미국이 분기별로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요구하고 있어 양국 갈등이 조기에 종식될 가능성은 낮다는 게 중론이다.

미국과 중국은 7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차관급 무역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1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90일간 협상을 진행키로 합의한 이후 처음 열리는 대면 협상이다.

미국 측은 협상단 단장인 제프리 게리시 미국 무역대표부(USTR) 부대표와 그레그 다우드 USTR 농업부문 협상 대표, 데이비드 맬패스 재무부 차관, 길 캐플런 상무부 차관, 테드 매키니 농무부 차관 등이 방중했다.

중국 측은 왕서우원(王受文) 상무부 부부장(차관) 겸 국제무역협상 부대표가 협상을 이끌고 국가발전개혁위원회(발개위), 재정부 등의 부부장들이 지원에 나선다.

양국 경제 관련 부처의 차관급 인사가 총출동한 것을 감안하면, 협상 전 사전 조율 작업에서 상당한 진전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실제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 감축을 위한 중국의 미국산 농산물 및 에너지 수입 확대 방안은 합의에 근접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금융시장 추가 개방과 외국인 지분 한도 상향 등도 합의 도출 가능성이 높은 사안으로 분류된다.

다만 미국이 요구하는 '중국제조 2025' 전략과 지식재산권 보호 정책의 구조적 변화와 관련해 중국이 얼마나 양보할지가 미지수다.

당초 협상 시한인 3월 초까지 일부 분야에서 합의가 이뤄지면 시한을 연장한 뒤 민감한 쟁점을 재논의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최근 기자와 만난 양시위(楊希雨) 중국 국제문제연구원 연구원은 "협의해야 할 내용이 방대해 90일 내에 합의가 이뤄지기는 어렵다"며 "시한이 연장되거나 아예 담판이 결렬된 뒤 시간이 지나 대화가 재개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시한 내에 합의가 이뤄져도 미·중 무역전쟁의 완전한 종식과는 거리가 멀 수 있다.

무역전쟁 발발 직후인 지난해 5월 초 베이징에서 열린 협상에서 미국 측은 매 분기마다 합의 내용의 이행 상황을 점검하겠다고 요구했다.

중국 측의 수용 여부는 확인되지 않지만 미국이 이 같은 요구를 고수한다면 협상 타결 이후에도 갈등의 불씨가 여전히 남게 되는 셈이다.

한 베이징 소식통은 "중국은 대외적 리스크를 조기에 털어버리기 위해 추가 협상 없는 타결을 원한다"며 "반면 미국은 중장기적 로드맵을 만들어 관리해 나가겠다는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양국의 무역 갈등은 고질적인 문제라 90일 내에 해결하기 어렵다는 게 미국의 인식"이라며 "중국이 양보할 수 있는 수준에 따라 협상의 향방이 갈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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