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 굴기’를 외친 중국이 2019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서 약체로 꼽힌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진땀 승을 거뒀다. 중국의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중국은 7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알아인의 칼리파 빈 자예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키르기스스탄과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선제골을 내준 뒤 상대 자책골과 후반 33분 위다바오의 결승골에 힘입어 2-1로 힘겹게 역전승했다. 중국은 승점 3점을 확보하며 조 2위까지 주어지는 16강행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선점했다.
하지만 이탈리아 출신의 명장 마르첼로 리피 감독이 이끄는 중국의 경기력은 기대했던 것보다 훨씬 모자랐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76위인 중국은 91위 키르기스스탄을 상대로 오히려 쩔쩔 맸다. 키르기스스탄은 아시안컵 본선 무대에 처음 오른 국가다. 중국이 한국과 조 1위를 다툴 것이라는 전망이 부끄러울 정도였다.
중국은 경기 초반부터 키르기스스탄의 날카로운 공격에 흔들렸다. 키르기스스탄의 힘과 높이, 스피드가 모두 우세했다. 키르기스스탄은 전반 42분 아흐리딘 이스라일로프가 아크 정면에서 강한 왼발 슈팅으로 선제골을 터뜨렸다.
하지만 키르기스스탄은 후반 시작과 함께 결정적인 실책으로 대회 첫 승점 기회를 놓쳤다. 중국의 오른쪽 코너킥 상황에서 키르기스스탄 수비수가 헤딩으로 걷어낸 공이 골문으로 향했고, 파벨 마티아시 골키퍼가 어처구니없는 펀칭 실수로 자책골을 내줘 1-1 동점을 허용했다. 주도권을 빼앗긴 키르기스스탄은 결국 후반 33분 위다바오에게 결승골을 내주고 고개를 숙였다.
역전승을 거두며 조 1위로 올라선 중국의 경기력은 사실상 졸전 그 자체였다. 키르기스스탄의 역습에 속수무책이었다. 키르기스스탄의 골 결정력이 부족했을 뿐 득점 기회는 수차례 나왔다. 중국의 공격력도 무뎠다. 키르기스스탄의 자책골이 아니었다면 분위기 전환을 시키기 힘들 정도였다.
이날 필리핀과 조별리그 첫 경기를 치르는 한국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을 가진 뒤 16일 중국과 3차전에서 맞붙는다. 중국과 3차전은 손흥민이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오르는 경기다. 손흥민의 출전 여부와 상관없이 키르기스스탄과의 경기에서 보여준 중국의 전력은 한국을 위협할 수준에 크게 못 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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