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투호’가 가까스로 첫 승을 거뒀으나 마냥 웃을 수 없었다.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의 알 막툼 스타디움에서 열린 필리핀과 C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1-0으로 이겼다. 필리핀의 흔들리지 않는 밀집수비에 답답한 경기를 펼치다 후반 22분 황의조의 천금 같은 결승골로 승점 3점을 챙겼다.
약체 필리핀에 손쉬운 승리를 거둘 것이라는 예상은 빗나갔다. 잃은 게 더 많은 경기였다.
이날 한국은 옐로카드 3장을 받았다. 오른쪽 수비수 이용과 왼쪽 수비수 김진수, 미드필더 정우영이 불필요한 옐로카드를 받았다. 핵심 수비수들의 옐로카드는 치명적이다. 조별리그에서 옐로카드를 한 장 받은 선수가 16강에서 다시 옐로카드를 받으면 8강에 뛸 수 없다. 위축될 수밖에 없다.
더 큰 타격은 대표팀 맏형인 중앙 미드필더 기성용의 부상이다. 기성용은 후반 11분 부상을 호소했다. 다리를 절뚝이며 교체 사인을 보냈다. 의료진의 부축을 받으며 그라운드 밖으로 빠져나간 기성용은 오른쪽 햄스트링에 문제가 생긴 것으로 알려졌다. 정밀진단 결과가 나와야 정확한 부상 정도를 파악할 수 있지만, 대회 첫 경기부터 나온 기성용의 부상은 뼈아프다.
한국은 이번 대회에서 에이스 손흥민이 지각 합류한다. 소속팀 토트넘의 경기 일정을 소화하느라 필리핀과 첫 경기에 나서지 못한 손흥민은 12일 키르기스스탄과 2차전도 결장한다. 손흥민이 출전 가능한 경기는 16일 중국과 3차전부터다. 중국전도 컨디션 조절을 위해 출전 여부는 불투명하다.
사실상 손흥민 없이 조별리그를 치러야 하는 한국은 중원의 키 플레이어 역할을 맡은 베테랑 기성용마저 잃을 위기에 처했다. 1960년 대회 이후 59년 만의 정상 복귀에 나선 한국 축구가 아시안컵 개막과 함께 가시밭길을 걷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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