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반도체 가격하락 위기론' 현실로… 2년만 최대 낙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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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준무 기자
입력 2019-01-08 09: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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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삼성전자 제공]


반도체 호황을 발판으로 했던 삼성전자의 신기록 행진이 3개 분기만에 멈췄다. 업황이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현실화되면서 지난해 4분기 실적이 2년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한 것이다.

8일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으로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0.58%, 영업이익은 28.71% 떨어졌다. 예상을 뛰어넘는 '어닝쇼크'로, 지난해 1분기 이후 7개 분기만에 처음으로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넘지 못한 것이다.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떨어지는데 수요도 하락세

이 같은 마이너스 성장은 그동안 삼성전자의 실적을 견인했던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하락세와 수요 감소 때문인 것으로 해석된다. 지난해 1~3분기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79%를 차지한 반도체 가격이 떨어지면서 실적 또한 덩달아 하락했다고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8.19달러까지 올랐던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한달만에 7.31달러로 10.74% 급락했다. 11월에도 7.19달러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8GB PC D램 모듈 평균 가격 또한 같은 기간 61달러에서 60달러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128Gb MLC 제품은 지난해 9월 3.8% 떨어진 데 이어 지난 11월 또다시 6.51% 하락하며 4.74달러를 기록했다. 프리미엄급인 SLC는 32Gb급이 13.2달러로 같은 기간 12.8% 급락했다. 

이 같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는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모양새다. 주요 고객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면서 보유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는데다, 미·중 무역전쟁과 비관적 경기 전망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또한 확대되는 탓이다. 역성장으로 돌아선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모바일 D램 수요 또한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영업이익, 전년 동기 대비 2조8000억원 감소"…10조원 아래 전망도

이날 공시된 삼성전자의 지난해 4분기 실적은 증권가에서도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대부분의 증권사들은 매출 62조원, 영업이익 12조~13조원 수준으로 전망했으나 모두 빗나갔다.

BNK투자증권은 매출 62조8000억원, 영업이익 13조7000억원으로 예상했다. 반도체 사업의 경우 전년 동기 대비 2조8000억원가량 감소한 10조8000억원으로,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무선사업(IM) 부문의 영업이익 또한 490억원 수준으로 내다봤다. 반면 가전(CE) 부문 영업이익은 500억원 늘어난 6000억원으로 봤다. 퀀텀닷(QLED) TV의 판매 호조로 선방할 것이란 예상이었다.

미래에셋대우 또한 매출 62조4500억원, 영업이익 13조7200억원의 전망을 내놓으며 반도체 사업 영업이익을 10조2300억원으로 추정했다. IM 부문의 영업이익은 마케팅 비용 증가로 수익성의 소폭 악화로 인해 1조20억원으로, CE 부문은 대화면 제품의 비중이 늘어나 안정적인 수익성이 기대된다며 6500억원으로 예상됐다.

반도체 영업이익이 아예 10조원 아래로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은 어닝 쇼크로 인해 들어맞게 될 가능성이 높다. 유안타증권은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32% 떨어진 9조5000억원에 불과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IM 부문은 24% 감소한 1조7000억원, CE는 17% 늘어난 6600억원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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