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돼지해, 돼지투어 갈래?①]돼지? 생각을 뒤집으면 되지…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기자정보, 기사등록일
기수정 기자
입력 2019-01-09 00:00
    도구모음
  • 글자크기 설정
2019년은 기해년(己亥年), 황금 돼지해다. 돼지는 풍요와 다산, 황금은 부를 상징한다. 이에 황금돼지의 해는 예로부터 재물 복이 넘치는 해로 받아들여졌다. 
한국관광공사(사장 안영배)는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해를 맞아 황금 돼지의 기운을 물씬 느낄 수 있는 국내 여행 명소 7곳을 1월 가볼만한 곳으로 선정·발표했다. 
대한민국 구석구석, 사랑스런 '돼지'를 주제로 한 다양한 여행지에서 복과 부의 기운을 물씬 받고 오는 것은 어떨까. 


◆돼지에 대한 편견 바로잡다···이천 돼지보러오면돼지
 

돼지 공연 중 잠시 포즈를 취한 돼지의 모습[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돼지보러오면돼지’. 대체 뭐 하는 곳일까. 경기 이천에 자리한 ‘돼지보러오면돼지’는 돼지를 위한 동물원이나 돼지 테마파크가 아니다. 돼지에 대한 편견을 바로잡고, 더 나아가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우는 교육 농장이다.

전 세계에서 독일과 우리나라에만 있는, 돼지를 주제로 꾸민 공간이다. 돼지는 어떤 동물일까? 돼지 하면 지저분하고 게으른데, 맛있는 고기를 주는 동물이라는 생각이 든다.

똥오줌이 뒤섞인 축사에서 오로지 고기를 위해 6개월 동안 살다 가는 돼지를 봐왔기 때문이다.

하지만 돼지는 수명이 10~15년이고, 잠자리와 화장실을 구분하며, 지능지수가 70~85로 개보다 훨씬 높다. 말만으로 돼지를 제대로 알 수 없는 법. 직접 만나 확인해보자.

돼지보러오면돼지는 지난 2011년 이종영 촌장이 조성했다. 축산학을 전공한 이 촌장은 돼지인공수정센터를 창업해 운영하다가 부상당한 수퇘지를 내보내면서 생명에 대해 다시 생각했다.

프랑스의 테마 교육 농장에서 양을 키우며 행복하게 사는 사람들을 보고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었으면 하는 꿈도 키웠다.
 

먹이통 두드리는 소리에 축사에서부터 달려나온 돼지들[사진=한국관광공사 제공]

그 결실이 돼지박물관, 문화·홍보관, 공연장, 소시지체험장, 카페와 식당, 치유정원 등으로 구성된 돼지보러오면돼지다.

돼지 공연과 소시지 만들기 체험은 연계된 프로그램으로 하루 4회씩 진행한다.

돼지 공연은 때랭이, 봉자, 까미, 라이언 등 미니돼지 5~6마리가 재주를 보인다. 이곳에서 태어나고 자란 미니돼지 가운데 똑똑한 녀석을 훈련해서 공연을 진행한다.

때랭이는 관객과 함께 볼링 대결을 펼치고, 봉자는 조련사의 움직임에 따라 가랑이 사이를 오가며 관객과 뽀뽀도 한다.

까미는 재빠르게 장애물을 넘는다. 코로 공을 굴려 골대에 넣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다가 정리하거나, 가방에 들어갔다가 숫자에 따라 가방을 탈출한다. 하이라이트는 라이언의 복권 추첨이다.

라이언이 숫자 6개를 뽑아서 알려주는데, 관객은 이 숫자를 메모하며 복권을 꼭 사야겠다고 다짐한다.

올해가 60년 만에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인 만큼 행운을 기대해보는 건 어떨까?

40분 남짓한 돼지 공연이 끝나면 돼지 퍼레이드가 이어진다. 먹이통을 두드리면 미니돼지 수십 마리가 쏜살같이 달려온다.

관객은 먹이를 먹는 돼지를 쓰다듬으며 교감하고, 갓 태어난 새끼 돼지를 안고 기념사진을 찍는다. 진한 쌍꺼풀이 있고 사람 눈을 빼닮은 귀여운 모습에 돼지가 지저분하다는 편견은 이내 사라진다.

소시지 만들기는 가장 인기 있다. 길이 10~15cm 위너 소시지를 만들어보는 체험이다. 동물 복지 인증을 받은 돼지고기 뒷다리 살에 녹말과 첨가물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육류 95% 이상의 건강한 소시지다.

손으로 반죽하면 오염되기 쉽고, 열에 약한 고기의 특성상 유수 분리 현상으로 육즙이 빠져나간다.

체험장에서 준비해 숙성시킨 반죽을 압축기에 넣고 손잡이를 돌려 케이싱에 넣으면 된다.

우리가 쉽게 접하는 육가공식품의 현실과 올바르게 선택하는 방법도 알려줘 유익하다.

작은 다리를 건너면 좌우로 돼지박물관과 문화·홍보관이 있다. 문화·홍보관에는 돼지 관련 정보가 가득하다.

인간과 함께한 돼지의 역사와 의미, 고사 지낼 때 돼지머리를 올리는 이유와 돼지 저금통의 유래 등 우리 생활과 밀접한 돼지 이야기를 자세히 소개한다.

이웃한 돼지박물관에는 이종영 촌장이 20여 년 동안 23개 나라를 돌며 수집한 돼지 소품과 공예품, 미술품 1300여 점을 전시한다.

돼지가 한낱 미물이라도 생명이란 점을 깊이 전해주는 곳이 있다. 돼지박물관과 이웃한 치유정원이다. 깔끔하게 정돈된 잔디와 하늘 높이 솟은 소나무가 인상적이다. 차분히 걷다 보면 한쪽에 ‘돈혼비(豚魂碑)’가 보인다.

검은 비석에 구제역으로 희생된 수많은 돼지의 넋을 위로하기 위해 세운다는 문구가 있다.

천사의 날개를 단 돼지 벽화도 희생된 돼지를 기리는 것이라 한다. 돼지 보러오면돼지에는 줄잡아 50여 마리 돼지가 수명을 다할 때까지 행복하게 산다.

치유정원 주변에는 이곳에서 생을 마감한 돼지들이 고이 잠들어, 돼지를 경제동물이 아니라 한 생명으로 여기는 마음을 엿볼 수 있다.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컴패션_PC
0개의 댓글
0 / 300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

이미 신고 접수한 게시물입니다.

닫기
신고사유
0 / 100
닫기

신고접수가 완료되었습니다. 담당자가 확인후 신속히 처리하도록 하겠습니다.

닫기

차단해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사용자 차단 시 현재 사용자의 게시물을 보실 수 없습니다.

닫기
실시간 인기
기사 이미지 확대 보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