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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서초사옥[사진=삼성전자 제공]
삼성전자의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도전’이 실패로 끝났다.
2017년 메모리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등) 가격 호황으로 사상 첫 연간 영업이익 50조원을 돌파한 삼성전자는 지난해 1~3분기에도 호실적을 기록하며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를 목전에 둔 바 있다.
하지만 지난해 4분기부터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며, 당초 예상치보다 실적이 크게 못 미친 '어닝쇼크' 기록으로 연간 영업이익 60조원 돌파는 좌절로 끝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연결기준으로 매출 59조원, 영업이익 10조8000억원을 기록했다고 8일 밝혔다.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던 2017년 4분기(65조9800억원)보다 10.58% 줄었고, 전분기(65조4600억원)에 비해서도 9.9% 감소했다.
영업이익도 1년 전(15조1500억원)에 비해 28.71% 축소됐다. 이는 반도체 호황 이후 가장 저조한 실적을 냈던 2017년 1분기(9조9000억원)와 비슷한 수준이다.
분기 영업이익이 14조원을 밑돈 것은 2017년 1분기 이후 7분기 만에 처음이다. 이는 증권사의 전망치 평균(13조3800억원)보다 크게 낮은 수준으로 '어닝 쇼크'로 평가된다.
다만 지난 한 해 동안 이어진 메모리반도체 시장의 '슈퍼 호황'에 힘입어 지난해 전체로는 매출 243조5100억원, 영업이익 58조8900억원을 기록하면서 사상 최고 성적표를 써냈다.
이는 삼성전자가 2017년 기록했던 사상 최대 매출(239조6000억원)과 영업이익(53조6000억원)보다 각각 1.64%, 9.77%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4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해 연간 영업이익 60조원을 처음 돌파할 것이라는 기대는 무산됐다.
이는 삼성전자 전체 영업이익의 80%가량을 차지하는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하락한 영향이 컸다.
시장조사업체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8.19달러까지 올랐던 DDR4 8Gb 제품의 평균 고정거래 가격은 지난해 10월 한 달 만에 7.31달러로 10.74% 급락했다. 11월에도 7.19달러로 내림세를 이어갔다. 8GB PC D램 모듈 평균 가격 또한 같은 기간 61달러에서 60달러로 하락했다.
낸드플래시도 마찬가지다. 메모리카드와 USB 등에 사용되는 128Gb MLC 제품은 지난해 9월 3.8% 떨어진 데 이어 11월 또다시 6.51% 하락하며 4.74달러를 기록했다. 프리미엄급인 SLC는 32Gb급이 13.2달러로 같은 기간 12.8% 급락했다.
문제는 이 같은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수요가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데 있다. 주요 고객사들이 메모리 반도체 가격의 추가 하락을 기대하면서 보유 재고를 소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여기에 미·중 무역전쟁과 비관적 경기 전망 등 거시경제 불확실성 또한 확대되고 있다. 역성장으로 돌아선 스마트폰 시장 상황을 감안하면 모바일 D램 수요 또한 전반적으로 부진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는 반도체 공장 증설 속도조절 등 ‘비상경영’ 모드에 들어갔다. 증설투자를 최소화해 공급과잉을 막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는 메모리 업황 약세가 지속되면서 실적 약세가 전망된다"며 "다만 하반기부터 메모리 업황이 개선되는 가운데 긍정적인 실적 흐름을 나타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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