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지도자들은 지금까지 ‘백두혈통’만 탈 수 있다는 특별열차로 외교를 펼쳐 왔다. 이른바 ‘열차외교’가 북한 외교술의 하나가 된 것은 김일성 때부터 이어져 온 그들만의 방식이다.
김일성 주석은 해방 이후 사망 때까지 특별열차로 중국과 러시아를 오갔다. 중국은 총 25번, 러시아는 4번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주로 열차를 이용했다.
테러의 위험성 때문에 항공편보다 열차를 이용했다는 얘기는 김일성보다 김정일 위원장의 열차 이용에 따라붙는 분석이다.
김일성이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과 러시아를 오간 건 지리적으로 가까운 것도 있지만, 북한 조종사들의 실력을 믿지 못해 열차를 자주 이용한 것으로 전해진다.
그렇다고 김일성이 항공편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1986년 소련을 방문했을 때 항공편으로 모스크바를 찾았다. 이 때 소련이 제공한 항공편을 이용한 것으로 알려진다.
또 동유럽 국가와 제3세계 국가들을 방문할 때 항공기를 자주 탔다.
그러나 항간에서는 1982년 전용기 시험비행 도중 폭발사고가 나자 이후부터 항공편 이용을 꺼리게 됐다는 얘기가 있다.
김정일은 1994년 최고지도자가 된 이후 특별열차를 타고 중국을 7번, 러시아는 3번 방문했다. 김일성보다 상대적으로 방중‧방러 횟수가 적어 ‘은둔의 지도자’라고 불리었다.
김정일은 테러 위험성과 폭발 등 사고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항공편을 전혀 이용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열차는 비행편보다 상대적으로 비상시 대처가 유리하다. 이 때문에 비행공포증이 있다는 얘기도 있다.
김일성과 김정일이 탔던 특별열차 객차는 평양 금수산태양궁전 유품관에 전시돼 있다.
김정은이 지난해 3월 처음으로 방중했을 때는 전용열차를 이용했다. 2차‧3차 때는 비행편을 이용했고, 이번에 4차 방중 때는 열차를 탔다.
이번 김정은의 열차 이용은 자신이 김일성‧김정일 시대의 연장에 있다는 상징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방중 때 항공편을 이용한 것은 김일성이 항공편을 활발히 이용한 점을 따라한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또 김정일처럼 열차를 이용해 자신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라는 상징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항공편 이용으로 자신을 국제무대에 본격 드러내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분석도 있다.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비행기에 대한 두려움이 없다는 모습을 보여준 것은 수차례 있다. 경비행기 조종간을 직접 잡은 모습을 공개한 적이 있고, 2014년에는 전용기를 타고 백두산 인근 지역을 방문한 모습을 노동신문이 보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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