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가 장병 급식 품목으로 ‘흰 우유’ 공급 횟수를 줄이는 대신, ‘가공우유’를 보급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낙농업계가 반발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국민들의 흰 우유 소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에서다.
8일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실과 유업계에 따르면, 국방부는 지난해 말 ‘전군 급식정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내년부터 가공우유를 매달 2차례씩 제공하는 방안을 확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방안이 확정되면 2019년 군납우유에 딸기와 초코 등 가공우유가 추가된다. 다만 연간 24회 가공우유을 공급하기로 함에 따라, 흰 우유 공급횟수는 연간 26회가 감소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낙농육우협회와 서울우유협동조합은 “국산 흰 우유의 군납 규모가 감소할 것”이라며 “수입 분유를 많이 함유한 가공우유 보다는 국산 원유소비를 장려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군대 납품은 장병들 수만큼이나 규모가 큰, 무시하기 어려운 시장이다. 정기적으로 군대에 들어가기 때문에 흰 우유 재고를 100% 소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따라서 원유에 탈지분유 또는 전지분유, 인공색소를 넣어 만드는 가공우유를 넣게 되면 국산 흰 우유 소비가 덩달아 감소할 것이란 설명이다. 가공우유를 추가하게 되면, 각 조합에서 원유에 가공유 제조 과정을 추가해야 하는 만큼 비용 부담이 더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민간업체의 참여도 낙농가에는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군대 납품은 흰 우유의 경우 국방부와 협약에 따라 서울우유협동조합이나 지역낙농조합에서만 납품하고 있다. 가공우유나 치즈, 요구르트 등은 가격입찰 방식으로 매일이나 남양유업과 같은 민간업체도 참여 가능하다.
특히 서울우유는 2019년 가공우유, 2020년 스트링치즈가 군대 급식용으로 공급되면 외국산 분유를 사용한 유가공품이 국산 흰 우유의 군납을 가로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흰 우유 급식율을 높이는 것뿐만 아니라 가공유와 스트링치즈 등에 대해 계약생산협정에 의한 농협과의 수의계약이 가능하도록 조치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김현권 의원실은 “가공유라는 게 원유도 들어가지만, 분유를 물에 타서 첨가물을 넣는 과정을 거친다. 인위적 첨가제에 분유를 더한 제품 보다는 흰 우유가 장병들 건강에도 좋지 않겠느냐”라며 “이번에 가공우유를 추가하면 실질적으로 우유 급식 시장에서 흰 우유 소비가 줄어 둘 수도 있다. 우유도 식량인데 국내 식량생산에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유업계 관계자는 “군인도 사람인데, 흰 우유만 먹는 것 보다는 딸기, 초코 등 다양하게 먹을 수 있다면 좋지 않겠나”라며 “국민 건강 보다는 내부 의견싸움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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