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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연합뉴스]
KB국민은행 노조가 19년 만에 첫 총파업에 나섰지만 창구대란은 없었다. 전체 직원의 30%가 빠졌음에도 대부분 지점은 정상적으로 운영됐다. 오히려 이번 파업으로 노조 측이 구조조정 명분만 제공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8일 국민은행에 따르면 이날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5400여명으로 집계됐다. 전체 인원의 30%를 웃도는 수준이다. 하지만 이 같은 파업에도 현재 전국 1058개 모든 영업점이 문을 열었다. 영업점 내 일부 창구가 축소 운영되긴 했으나 우려됐던 지점폐쇄 등은 벌어지지 않았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총파업에도 업무처리 시간이 지연됐을 뿐 영업점 업무는 정상 운영되는 등 평소와 다름 없었다"면서 "전산시스템, 콜센터 운영 등도 모두 정상적으로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이번 파업은 노조가 자충수를 둔 것으로 보인다. 5400여명이 없어도 지점이 운영됐다는 건 그만큼 유휴인력이 많다는 것을 방증했기 때문이다.
최근 비대면 거래가 급속도로 증가하는 추세인 데다 지점 통폐합, 희망퇴직이 진행되는 상황에서 이번 파업으로 노조 측의 상황은 더 어려워질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구조조정 명분만 키웠다는 말도 나온다.
이날 파업은 하루짜리 경고성 파업이지만, 노사가 합의점에 도달하지 못하면 노조는 3월 말까지 단기 파업을 강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상대적으로 고액 연봉을 받는 직군이라는 점과 고객을 볼모로 잡고 사익을 취하고 있다는 따가운 눈총 때문이다. 금융위원회가 "은행 파업은 국가적 손실도 큰 사안"이라고 지적하는 등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점도 노조에 부담이다.
현재 금융권에서는 노조 측이 이번 파업을 계기로 강경 태도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측과의 협상의지를 적극 내비친 점, 또 중앙노동위원회에 사후조정을 신청하거나 한노총 및 경제사회노동위원회를 중재자로 내세우는 등 합의점 도출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어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민은행 노조위원장 성향을 봐선 파업을 다시 안 한다는 보장은 없어 보인다"면서도 "하지만 고액연봉을 받는 금융권 파업에 대한 따가운 눈총과 이에 따른 부담감은 쉽게 떨쳐낼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은행 노조는 협상 결렬 시 이달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2차 총파업에 나선다. 이후 2월과 3월 총 다섯 차례에 걸친 총파업 일정을 내놨다.
한편, 노사는 지난 7일 오후 11시께 임금피크제 도입 시기, 페이밴드(호봉상한제), 성과급 등 핵심 쟁점을 놓고 최종 협상에 돌입했지만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사실상 결렬을 선언했다.
노조는 산별 협상에 따라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1년 연기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사측은 직급별 임금피크 진입 시기를 통일하면서 팀원 이하의 경우에는 6개월 연기에 그쳐야 한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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