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쇼트트랙 여자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국가대표팀 코치에게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와 관련 최동호 스포츠평론가는 “조재범 전 코치는 심석희에게 정신세계를 완전히 망가뜨린 악마 같은 존재”라고 비난의 목소리를 냈다.
최 평론가는 9일 YTN 라디오 ‘김호성의 출발 새 아침’에서 인터뷰를 통해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크게 분노했다.
그는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코치를 만나게 된 건 초등학교 1학년 때였다. 이후 중학교, 고등학교, 대학교에 다니는 14년 동안 폭행을 당한 거고,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는 상습적으로 성폭행을 당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심석희 선수는 전날 법무법인 세종을 통해 2014년부터 평창동계올림픽이 열리기 전까지 4년 동안 지속해서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했다. 조 전 코치는 한국체대 빙상장 지도자 라커룸, 태릉 및 진천선수촌 라커룸 등에서 심 선수를 강제추행, 성폭행했다.
이에 대해 최 평론가는 “조 전 코치가 범행을 저지를 때마다 ‘운동 그만두고 싶냐’는 협박과 무차별 폭행을 했다고 하더라. 폭행의 기간이 상당했다는 점. 또 거부하기 힘든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성폭행과 폭행이 있었다는 점을 보면 심 선수에게 조 전 코치는 아마도 정신세계를 완전히 망가뜨린 악마 같은 존재가 아니었을까?”라고 지적했다.
이어 쇼트트랙뿐만 아니라 다른 체육 분야에서도 이 같은 일이 일어났을 수 있다고 언급했다.
최 평론가는 “쇼트트랙에서 대형사고가 유난히 자주 발생한 거지만. 쇼트트랙에서만 이런 폭행사건이 있었으리라고는 생각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체육계에서도 폭행 방지를 위해서 노력하고는 있는데 아직도 운동하다 보면 때릴 수도 있지, 때리는 것이 더 효과적이라는 잘못된 생각에 사로잡힌 지도자들이 아직 있다”며 “이 때문에 (체육계에) 폭행이 근절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최 평론가는 대한체육회의 폭행·성폭행 실태 조사 방법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그는 “조사방법이 일대일 대면조사다. 조사원이 얼굴을 맞대고서 성폭행당한 사실이 있냐, 폭행당한 사실이 있냐. 이걸 물어보고 조사한다”며 “이런 식으로 하게 되면 사실대로 밝히지 않는 선수들도 많이 있을 거라고 본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대한체육회가 정말 인권이나 성폭행에 대해 깊이 있는 인식을 하고 있다면 조사 방법도 달려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심석희 선수의 성폭행 폭로에 대해 조재범 전 코치는 “말도 안 된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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