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석희가 겪은 조재범 성폭행 트라우마, 전쟁만큼이나 ‘참혹’…극복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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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수 기자
입력 2019-01-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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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 관련 트라우마 스스로 치유 안돼…적기 상담·문제제기 통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조기 극복해야

조재범 전 국가대표 코치. [연합뉴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겪은 성폭행 트라우마는 전쟁만큼이나 참혹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9일 전문가와 여러 연구에 따르면, 성폭행 피해자는 피해 사실을 잊고 지내지 못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피해자는 자책하는 경향이 짙어 외부에 사실을 드러내기 꺼렸을 뿐, 이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는 전쟁터 군인과 유사할 정도로 분석됐다.

임명호 단국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낸 연구 보고서에서는 성폭력으로 인한 정신적 충격이 다른 어떤 외상보다 크고 치료가 오래 걸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불안을 다룰 수 있는 자아 방어능력을 교란할 만큼 강력한 외상이라는 평가도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4월 대한신경정신의학과 국제학술지 ‘정신의학 연구’에 게재된 연구결과에 따르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 대다수가 70여년이 지난 후에도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신체적인 손상과 생명 위협을 받은 사고에서 심적 외상을 받은 뒤에 나타나는 질환이다. 성폭행도 이 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성 관련 문제를 겪은 피해자는 근심, 걱정, 불안, 초조 등 여러 정신적 증상이 나타난다. 특히 아동·청소년기에 성폭행 등으로 일어난 외상은 뇌 발달에 문제를 초래할 뿐 아니라 장기적인 정신적 후유증을 초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때문에 성폭행 후에는 대처가 중요하다. 성폭행을 당해 큰 충격을 받은 사람이 적기에 제대로 된 전문가에게 심리상담을 받지 못한다면 상황은 더 악화될 수 있고, 오랫동안 PTSD를 겪을 수 있다. 대개 성 관련 트라우마는 스스로 치유되지 않고 PTSD로 남게 되는 경우가 많다.

또 트라우마를 겪고 있는 성폭력 피해자는 심 선수 사례처럼 늦게라도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피해자 치유를 위해서는 주변인 지지와 응원이 필수적이다. 온전한 치유를 위해서는 하루라도 빠른 대처와 해결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운 순간을 이겨내기 위해 알코올에 의존하거나 약물을 복용하는 등 잘못된 선택을 하지 않도록 가족과 전문의 도움이 수반돼야 한다.

한편, 심석희 선수는 지난해 12월 17일 상습상해 등에 관한 조 코치 최종공판에서 조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진술하고 경찰에 이를 고소했다.

진술에 따르면, 심 선수는 2014년 여름부터 조 전 코치에게 강제 추행과 함께 성폭행을 당했다. 당시 심 선수는 고등학교 2학년이었으며, 성폭행은 지난해 평창올림픽 개막 두 달 전까지 4년 가까이 지속됐다.

현재 심 선수는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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