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2연패의 주인공,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22) 선수가 금메달 시상대에서도 웃지 못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일부 국민들은 그동안 무표정한 그녀를 보고, ‘젊은 애가 왜 저렇게 어둡냐’는 반응도 적잖았다. 하지만 이제는 모두가 안다. 심석희 선수의 무표정이 결국 못난 어른의 몹쓸 짓 때문이었음을.
초등학생 때부터 믿고 따랐던 스승인 조재범 전 코치로부터 손찌검도 모자라, 2014년부터 성폭행에 시달렸다는 심석희 선수의 폭로에 국민들의 분노는 지금 하늘을 찌르고 있다.
심석희 선수는 그동안 극심한 스트레스로 우울증과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불안장애, 수면장애 등으로 정신과 치료까지 받고 있다고 한다. 만 17세부터 4년간 부모에게도 말 못한 채 혼자 끙끙 앓았을 터.
하지만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코치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한 이후 국민들은 그녀에게 열띤 응원을 보내고 있다. 트위터, 페이스북도 모자라 청와대 국민청원에까지 조재범을 엄벌해달라는 요구와 함께 심석희에 용기에 박수를 보낸다는 응원의 글이 쇄도하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야말로 성폭행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을 심 선수에게 ‘최상의 치료제’라고 전문의들은 입을 모은다.
실제로 심석희 선수는 뒤늦게라도 조재범의 성폭행 사실을 폭로, 추가 고소키로 한 데는 한 팬의 격려 편지가 힘이 됐다고 밝혔다. 주변의 응원에 힘입어, 차마 가족에게도 못했던 이야기를 세상에 알리는 용기를 낸 것이다.
심 선수의 변호인은 “한 팬이 심석희 선수가 심하게 폭행을 당했음에도 올림픽이든 그 이후에든 선수 생활 열심히 하는 걸 보여주는 게 자기한테는 너무 큰 힘이 됐다면서 고백을 하는 편지를 주셨다”며 “자기로 인해서 누가 힘을 낸다는 걸 보고 밝히기로 결심했다고 얘기를 들었다”고 밝혔다.
변호인은 그러면서 “좀 늦었지만 선수 본인에게는 자기가 이렇게 용기를 내서 얘기함으로써 어딘가에 있을 다른 피해자들도 더 용기 내서 앞으로 나올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다)”고 덧붙였다.
한편 폭행 혐의로 구속수감돼 있는 조재범 전 코치 측은 자신의 성폭행 혐의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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