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특위는 이날 오후 국회에서 올해 첫 전체회의를 열어 5개 부처(국방부, 문화체육관광부, 농림축산식품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로부터 업무 현황 보고를 받았다.
김 위원장의 신년사는 △비핵화 의지 천명 △개성공단·금강산관광 재개 의사 △평화 체제 전환을 위한 다자 협상 제안 △북한의 자력갱생 강조 등 네 가지로 요약된다.
이를 두고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비핵화 의지 불변에 방점이 찍혀있다고 평가했다. 또한 개성공단 등 남북 경협 재개로 돌파구를 찾으려는 것으로 보고, 올해 한반도 상황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김 위원장이 신년사에서 조선반도의 비핵화를 '핵 억제력 없애기 전에 미국의 핵 위협을 없애는 것'이라고 말했다"면서 "이는 조선반도 주변의 모든 핵 위협요인을 없애는 것인데 확실히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미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핵우산 이런 것도 비핵화에 포함되느냐"고 묻기도 했다.
즉, 김 위원장의 신년사를 '한·미 틈 벌리기' 전략으로 해석한 셈이다. 그동안 북한은 관영매체를 통해 '선(先)비핵화 후(後)제재완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미국을 비난하는 한편, 국제사회와 발을 맞추고 있는 한국에 태도 변화를 촉구해왔다.
황영철 한국당 의원 역시 김 위원장 신년사를 높게 평가한 우리 정부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정경두 국방부 장관에게 "군사안보태세를 유지하면서 북한과 군사 합의를 뒷받침하겠다고 했는데, 김 위원장의 신년사에 있는 '외세와의 합동 군사훈련을 허용하지 말아야 한다'는 데 동의하느냐"고 물었다.
김현아 한국당 의원 역시 한미 합동군사훈련과 관련해 우려하며 "4월 연합 독수리훈련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위주로 한다는 게 사실이냐"고 따져 물었다. 김 의원은 "내 삶이 안전한가에 관심 있는 국민들은 김 위원장 신년사를 보면서 비핵화가 되지도 않았는데 벌써 한미 군사훈련을 축소하고 미군까지 철수하는 것 아니냐는 의심과 걱정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정 장관은 이런 우려 섞인 시선을 일축했다. 정 장관은 "우리는 우리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현재 이 시간에도 한미 간에는 연합연습훈련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미군 철수는 절대 없다"면서 "(합의에 따른 약속을 북한이 지키지 않을 경우) 즉각 대응할 수 있는 매뉴얼을 우리는 항상 가지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은 김 위원장의 방중에 관련한 질문도 쏟아졌다. 주로 한반도 문제에서 결정적인 한 해가 될 것으로 보이는 올해 '중국 변수'가 부상한 것 아니냐는 '방중 의미'에 대한 내용이었다.
설훈 민주당 의원과 황 의원은 '김 위원장의 전격 방중을 사전에 알았냐' 정부는 김 위원장의 방중을 인지했느냐' '북한으로부터 통보받았느냐' 등의 질문을 던졌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은 "우리 측과 적절한 경로로 사전에 일정한 교감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추 의원은 "중국과 북한의 대화가 진행되면서 중국의 개입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 "그렇지 않아도 미·중이 무역전쟁을 하며 첨예하게 대립하는데 비핵화 추진에 어려움을 겪는 것 아니냐"고 우려했다. 아울러 "북한이 중국을 등에 업고 협상 전략에 활용한다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묻기도 했다.
조 장관은 "북한과 비핵화를 협상해 나가는 데 있어서 중국이 일정 부분 관여하는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라면서 "대북 비핵화 정책의 경우 중국도 상당히 적극적으로 하려고 하므로 우리 쪽에서도 고려해야 할 부분은 염두에 두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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