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압박에..." 460억 손해보고 美 뉴욕 맨해튼 빌딩 판 중국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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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인선 기자
입력 2019-01-10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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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HNA그룹, 2년전 매입한 美 뉴욕 트럼프타워 인근 빌딩 매각

  • 미중 갈등의 또 하나의 희생자

중국 베이징에 소재한 HNA그룹 건물. [사진=로이터연합뉴스] 


미국 당국의 국가 안보 우려 압박에 중국 HNA(海航·하이항)그룹이 약 460억원 손해를 보고 미국 뉴욕 맨해튼 빌딩을 매각한 것으로 알려졌다.

HNA그룹은 10일 성명을 통해 맨하튼 850 3번가에 소재한 빌딩을 팔았다고 발표했다. 성명은 매각과 관련한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HNA가 약 4억2200만 달러(약 4722억원) 가격에 미국의 한 부동산 투자개발업자에게 빌딩을 매각했다고 전했다. HNA는 앞서 2016년 4억6000만 달러의 자금을 조달해 해당 빌딩을 매입, 그룹 차원에서 미국 본사로 사용해왔다.

신문은 HNA가 이번 빌딩 매각으로 4100만 달러(약 460억원) 손해를 입었다고 전했다. HNA그룹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빌딩을 내다팔 수 밖에 없었던 주요 이유 중 하나는 트럼프 행정부의 압력 때문으로 보인다. 

HNA의 빌딩 매입 후 몇 개월 후인 2016년 11월 당선된 트럼프 대통령은 '차이나머니'를 극도로 경계, 미국 국가 안보에 위협이 된다는 이유를 내세워 중국기업의 미국 투자를 제한하기 시작했다.

해당 빌딩은 트럼프 대통령의 사저가 있는 뉴욕시 5번가 721 트럼프 타워에서 인근에 위치한 데다가 해당 빌딩엔 트럼프 타워의 안보를 책임지는 뉴욕경찰이 입주해 있다.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에겐 눈엣가시였던 것.

이에 외국기업의 투자의 국가 안보 위협을 심사하는 미국외국인투자심의위원회(CFIUS)는 지난해 6월 HNA 측에 해당 건물을 매각할 것을 요구했고, 결국 HNA는 '울며 겨자먹기'로 해당 빌딩을 내다판 것이다. 

이로써 HNA 그룹은 사실상 미·중 갈등의 또 하나의 '희생자'로 전락했다.  앞서 CFIUS는 알리바바의 금융회사인 앤트파이낸셜의 미국 결제서비스 기업 머니그램 인수, 싱가포르 반도체 기업 브로드컴의 미국 퀄컴사 인수 등에 대해 국가 안보 위협을 이유로 제동을 건 바 있다.

미중 갈등 속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M&A도 급격히 줄어드는 추세다. 시장조사 전문업체 머저마켓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M&A 규모는 30억 달러에 그쳤다. 이는 중국 자본의 미국 기업 인수가 절정에 달했던 2016년의 533억 달러에 비교하면 95% 줄어든 규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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