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대기업 샤오미의 지난해 7월 홍콩증시 데뷔는 '소문난 잔치'였다. 샤오미는 기업공개(IPO)시장 '대어'로 기대를 모았지만, 공모가가 예상범위 최저치인 17홍콩달러(약 2400원)에 그쳤다. 이 결과, 조달액과 기업가치가 기대치에서 반토막 났다. 샤오미의 주가는 이후 6개월에 걸쳐 30%나 추락했다.
블룸버그는 샤오미가 홍콩증시 역사상 30억 달러 이상의 IPO론 역대 최악의 실적을 냈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통신은 샤오미에 투자해 무려 5만6823%의 수익을 낸 이들이 있다며, 이는 IPO가 실패해도 결국 큰 돈을 버는 건 일부 선택받은 주주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완벽한 사례라고 꼬집었다.
선택받은 주주들은 지난 9일 의무보호예수 기간이 해제돼 샤오미 주식을 처분할 수 있게 된 초기 투자자들이다. 샤오미가 지난해 6월 IPO를 위해 낸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이들은 샤오미가 초기 자금을 조달한 2010년 9월부터 2011년 5월 사이 이 회사의 비상장 주식을 주당 약 1.95홍콩센트에 매입했다. 샤오미가 당시 이 가격에 판 주식이 40억 주에 이른다. 블룸버그는 주식분할 등을 감안하지 않으면, 지난 8일 종가(11.10홍콩달러)로 5만6823%의 수익을 낸 셈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신은 이들이 9일 대거 주식을 처분하면서 샤오미 주가 하락세가 더 가팔라졌다고 비난할 게 아니라고 지적했다. 애널리스트들이 이미 전부터 중국 스마트폰시장의 성장둔화와 경쟁 심화 등을 이유로 샤오미의 순이익 및 매출 전망을 하향조정해왔다는 이유에서다. 샤오미 주가는 8~9일 14% 넘게 추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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